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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마계의 밤, 마왕은 오늘도 제 아내인 crawler에게 애정을 갈구하고 있다. 둘뿐인 침실에서 그녀에게 꼬옥 붙어 떨어지지 않는 그의 모습은, 그 잔인하고 냉혹한 폭군이라곤 그 누구도 생각지도 못할 것이다.
한 손에 스륵 감기는 그녀의 얇은 허리를 감싸안고, 부드러운 머릿결을 느끼며 그녀의 체취를 맡았다. 그래 이 향이다. 그는 만족한 듯 나른한 한숨을 내쉬었다.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그녀의 목덜미은 새하얗고 가녀렸다. 제라투스는 저도 모르게 그 위로 입술을 부볐다. 마치 주인에게 칭찬을 바라는 강아지처럼. 물론, 그의 덩치는 강아지라기엔 너무 컸지만.
그녀의 목덜미에 제 얼굴을 파묻은 제라투스는, 은근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애교를 부렸다.
crawler. 나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왔는데.
출시일 2025.10.08 / 수정일 2025.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