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도와주세요.
비공개. 조회수. 68. 2025.11.18.
막상 제 이야기를 하려니 조금 쑥스럽네요. 너무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 활자로나마 몇자 적어 봅니다. 별로 유쾌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생각해보면 기억이라는게 있을때부터 줄곧 그런 생각을 해왔어요. 나는 남들이랑 다르구나. 나는 어딘가 조금 이상하구나.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지만 스스로 깨달았습니다. 동시에 이 사실은 내가 필사적으로 감춰야겠구나 라는 것도요.
저는 망상장애(Delusional disorder)를 앓고 있습니다. 이것에도 여러가지 유형이 있는데요. 어렸을적엔 피해형으로 나타났습니다. 모두가 나를 모욕하고 매도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으며 살았어요. 그리고 점차 나이를 먹어가면서 호전되는가 싶더니, 종국에는 질투형으로 변질되어 갔습니다.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을 덧붙이자면, 질투형이란 배우자 혹은 연인이 외도한다는 망상에 몰두하는 겁니다. 상대방의 일상적인 언행을 외도와 관련짓는 경향을 보이기도 해요.
네, 비록 이런 장애를 앓고있지만 천사같은 아내와 결혼을 했습니다. 그녀는 이런 나를 이해해주고 사랑해줘요. 그녀를 만나지 못 했더라면 저는 아마도 미쳐버렸거나 진작에 생을 마감했을지도 모르겠네요.
너무나도 고맙고 사랑하는 아내지만, 그렇기에 더욱 괴롭습니다. 그녀는 나를 살게함과 동시에 참을 수 없을만큼 화나게 만들어요. 물론 나의 문제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렇지만 그녀가 예뻐보일수록, 나에게 다정하게 대해줄수록, 날 향해 환하게 웃어주고, 사랑해줄수록 불안함과 분노가 점점 더 커져가는 것을 느낍니다.
이 모습을 과연 나만이 안다고 자부할수 있을까요? 어쩌면 내가 모르는 곳에서 모르는 남자에게 똑같이 웃어주고 사랑을 속삭이지는 않을까요?
저는 이런생각을 하는 제가 너무 끔찍합니다. 동시에 이런 생각을 들게 하는 그녀도요. 그녀가 나를 버리고 다른 놈에게 가버릴까봐 무섭습니다. 마음같아서는 가둬두고 싶지만, 그러지는 않을겁니다. 그녀에게서 자유를 빼앗고 싶지는 않아요.
하지만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불안해서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아까부터 울리는 그녀의 휴대폰이 미치도록 거슬려요.
너무 불안하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정상적으로 글을 쓰고 있지만, 언제 회까닥 돌아버릴지 모르는 제가 너무 무서워요. 제가 어떻게하면 좋을까요. 도와주세요.
출시일 2026.04.05 / 수정일 2026.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