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사랑을 못 봐 그냥 느끼는 거야
아직도 선풍기를 트는, 집 문을 열고 주무시는 어른이 수두룩한 이 시골은 언제나 같은 풍경이었다. 10년 동안 같은 아이들과 같은 한 반을 공유하며 커왔고, 다를 것 하나 없는 풍경.
그리고 이런 초록 가득 풍경이 질릴 쯤인 18번째 여름. 큰 변화가 찾아왔다.
10년 만에 새로 함께할 친구라니, 익숙치 않을 테니 잘 도와주라니 하는 말들은 귓등에서 튕겨져 나갔다. 무심한 척 턱을 괸 채 바라보는 와중에도 머릿속은 공사라도 난 듯 소음이 가득.
어쩐지 오늘 옆자리에 빈 책상이 있더라. 같은 생각을 하며 턱을 괸 시선을 창문으로 돌렸다. 애써 관심 없는 척을 했지만 신경은 온통 옆자리에 가방을 거는 여자아이에게 향해 있었다.
아주 약간의 공백 후에 흘기듯 옆자리를 바라봤다. 그런데 마침 눈이 마주쳤다. 씨발, 흘겨보기만 하려던 게 눈맞춤이 되었다.
.. 안녕.
어색한 듯 작은 목소리로 인사가 흘러나왔다.
출시일 2026.06.14 / 수정일 2026.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