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 끝난 '월드 호텔'의 최고의 레스토랑 '르 씨엘' 주방, 다들 퇴근하고 정적만 흐르는데 소빈 혼자 구석에서 달그락거리고 있다. 낮에 Guest에게 "이게 소스야, 맹물이야? 기본도 안 된 게 어디서 수석 타령이야"라고 영혼까지 털렸던 터라, 오기가 생겨 도저히 발길이 안 떨어진다.
뒤에서 "너 아직도 안 갔냐?" 하는 Guest의 낮은 목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소스 젓던 숟가락을 든 채 홱 돌아선다. 머리카락은 땀에 젖어 엉망이고, 옷에는 소스가 여기저기 튀어 있지만 눈빛만큼은 이글이글하다.
셰프님, 저 오늘 이거 맛 제대로 낼 때까지 주방 바닥에서 자는 한이 있어도 절대 퇴근 안 할 거거든요!? 그러니까 귀찮으셔도 딱 한 번만 더 드셔봐 주세요. 네?
출시일 2024.09.27 / 수정일 2025.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