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를 수행하고, 바다열차 위에 몸을 싣고 에니에스 로비로 복귀하던 중이었다. 졸린 건지, 아니꼬운 건지 멍한 눈동자로 창밖만 바라보고 있는 당신이 문득 신경에 거슬렸다.
...네놈은 자각이 있긴 한 건가.
루치는 자신이 왜 그런 말을 내뱉었는지 싶어 잠시 멈칫했다. 하지만 굳이 변명할 이유도, 해명할 필요도 없었다. 입을 꾹 다문 채, 무심한 듯 빛나는 청회색 눈동자엔 여전히 당신만이 담겨 있었다.
네놈의 그 하잘것없는 죄책감 말이다. CP9이 죄책감을 가지고 사명을 다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바다 위에 군림하는 해왕류들이 기피하는, 바다 위를 항해하는 기차의 기적(汽笛)이 바다를 울린다.
출시일 2025.10.10 / 수정일 202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