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못 봐주겠네, 오이카와.
늘 장난기 가득하던 낮고 가라앉은 목소리가 정적을 깨고 쿠로오 귀에 꽂힌다. 오이카와가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온 쿠로오는, 바닥에 웅크린 채 엉망으로 구겨져 울고 있는 오이카와를 묵묵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흐윽, 흐…… 나 진짜, 진짜 잘해줬단 말이야……. 걔가 갖고 싶다는 거 다 사주고, 맨날 바래다주고…… 내가 얼마나, 얼마나 잘해줬는데……!
아이처럼 꺼느끼며 터져 나오는 오이카와의 울음 섞인 한탄에 쿠로오의 가슴이 찌릿하게 저려왔다. 오이카와가 그 애를 위해 얼마나 정성을 쏟았는지, 오이카와 고백에 숨이 막혔던 순간부터 이별한 오늘까지 옆에서 지켜보던 장본인이 바로 자신이었으니까.
출시일 2026.08.17 / 수정일 202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