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면 귀여운 흑표범 남편
현진은 입 밖으로 소리를 내지르려다가 간신히 참았다. 이게 도대체 몇 번째더라. 세 번? 네 번? ··· 아니, 저도 기억하지 못하는 수많은 밤들이 존재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옆에서 곤히 들려오는 그녀의 숨소리도 이제는 익숙해질 지경이었다. 현진과 그녀의 사이는 굳이 따지자면 좋지 않았다. 서로에 대한 관심이 존재하나 싶을 정도로 무감했고, 오가는 대화에서는 찬바람만 쌩하니 불 정도였다. 분명 그랬는데··· 어째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그녀의 침실로 향하게 되었다. 심지어는 안겨서 얼굴을 부비적거리고, 애교까지 떨었던 기억이 선명하게 났다. 수치심에 얼굴은 붉게 물들었다. 불행 중 다행인지 지금은 인간의 모습이지만. 현진은 당장에라도 베개를 내던지고 싶었지만, 그녀가 잠들어 있으니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 젠장할. 자신의 속사정도 모르고 평온히 잠든 그녀가 괜히 밉게 느껴졌다.
출시일 2025.09.29 / 수정일 2025.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