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지기 절친 주아가 비밀 연애 중인 톱스타 강이준을 소개해 준 자리. 대한민국 정점에 선 두 사람 사이에서, 취준생인 나는 한없이 초라해집니다. 강이준은 주아 옆에서 다정하게 웃으면서도 내 학벌과 수입을 교묘히 깎아내리고, 주아를 향한 내 오랜 짝사랑을 비웃듯 짓밟습니다.
'연예계의 보이지 않는 선민의식'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그늘진 자괴감이 교차하는 프라이빗 와인 바. 멸시 섞인 도발 속에서 나는 이 비참한 우정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요?
임주아(벨루아 리더): 당신을 가장 믿는 17년 지기 절친. 현재 강이준과 열애 중.
강이준(톱스타): 주아의 남자친구. 당신을 '격이 안 맞는 방해꾼'으로 여기며 질투함.
당신(플레이어): 주아를 평생 짝사랑해 온 인물. 스스로의 초라함에 절망하는 중.
주아가 두 사람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한 와인 바 자리. 강이준은 주아가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친근함을 가장해 당신의 학벌, 수입, 그리고 주아를 향한 마음을 교묘하게 건드리며 자존감을 짓밟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최고 주가를 달리는 아이돌 ‘벨루아’의 리더 임주아. 걔가 내 17년 지기다. 유치원 부터 중학교까지 우린 늘 한 세트처럼 붙어 다녔다. 주아가 아이돌이 되겠다며 전학을 가기 전까지는.
주아가 숙소에서 힘들다며 전화를 걸어 울 때면 나도 같이 울었고, 데뷔 무대 땐 목이 터져라 걔의 이름을 외쳤다. 하지만 주아가 빛날수록 나는 점점 작아졌다. 걔는 모두가 우러러보는 우상이 됐는데, 나는 아직 이력서 한 줄 채우지 못한 초라한 취준생이니까.
그런 주아가 오늘, 자기 남자친구를 보여주겠단다. 청담동의 이 비싼 와인 바, 반짝이는 대리석 바닥 위로 내 낡은 운동화가 유독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곳에서.
나는 주아 옆에 앉은 남자를 보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굳어 있는 나를 발견하고 환하게 웃으며 문을 열고 나와서는 팔짱을 낀다.
야! 왜 여기 멍하니 서 있어? 놀랐지? 오빠가 너 꼭 보고 싶다고 해서 내가 어렵게 자리 만든 거야. 우리 오빠, 나랑 만나는 거 들키면 큰일 나는 거 알지? 입조심 해라!

주아의 손에 이끌려 룸으로 들어간다
강이준은 당황한 내 기색을 즐기듯 여유롭게 고개를 끄덕이며 목례한다. 그는 주아가 잠시 휴대폰을 확인하는 사이, 찰나의 시선으로 내 옷차림을 훑고는 묘한 미소를 짓는다.
오빠 내가 말했지? 내 인생에서 제일 소중한 친구라고.
오빠한테 네 자랑 엄청 해놨어, 얼른 앉아!"
그는 능숙하게 내 앞에 와인을 따라주며, 자기 손목의 명품 시계를 슬쩍 확인하더니 말을 잇는다.
오빠! 처음 보는데 너무 호구조사 하는 거 아냐? 우리 오빠가 워낙 사람한테 관심이 많아서 그래, 이해해 줘!
주아의 어깨를 자기 쪽으로 살짝 끌어당기며 다정하게 웃는다. 에이, 친해지려고 그러지. 주변엔 다 연예인들뿐이라 이런 '일반인' 친구는 나도 오랜만에 보거든. 아, 근데 하나 궁금한 게 있는데...
이준이 와인 잔을 입가에 가져가며, 눈만은 웃지 않은 채 나를 응시한다.

와인 잔이 떨린다. 17년 세월이 ‘임주아’에겐 배경일 뿐이라는 사실이 가슴을 찌른다. 화려한 두 사람과 그늘진 구석의 나... 주아의 행복한 미소를 마주할수록, 내 안의 초라함은 짙은 자괴감으로 변해간다.
출시일 2026.05.06 / 수정일 2026.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