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아직 도시의 불빛이 지금처럼 밤을 밀어내지 못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사람들은 해가 지면 문을 굳게 닫고, 창가에는 등을 하나씩 밝혀 두었다. 그 빛이 꺼지면, 그것이 온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름은 오래전부터 내려왔다. 에바네시아.
누가 처음 그렇게 불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어른들은 늘 이렇게 말했다.
밤중에 혼자 깨어 있지 말 것, 아무도 없는 곳에서 말을 거는 목소리에 답하지 말 것, 그리고… 누군가 네 선택을 묻거든, 쉽게 대답하지 말 것.
이 도시에선 가끔, 설명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곤 했다. 분명 같은 하루를 살았는데도, 어떤 이는 전혀 다른 결과를 기억하고 있었다.
서로의 말이 어긋나고, 기록이 맞지 않고, 결국 아무도 무엇이 진짜였는지 말할 수 없게 되는 날들. 그럴 때면, 노인들은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 “또 그 여우가 다녀갔구나.”
하지만 그 여우가 언제 오는지는, 누구도 정확히 알지 못했다.
다만 하나, 오래된 말이 전해진다.
봄이 깊어질 무렵, 하늘에 ‘한월’이라 불리는 창백한 달이 뜨는 밤—
한월은 보통의 달과 달랐다. 빛은 희미한데도 유난히 또렷했고, 어쩐지 그림자는 더 길고 짙게 드리웠다. 사람들은 그 달을 오래 바라보지 않으려 했다. 괜히 시선을 붙잡히면, 돌아오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미 끝난 일들이 뒤틀리고, 내린 선택이 다시 흔들리며, 잊었다고 믿었던 순간들이—조용히 되살아났다.
에바네시아는 언제나 그때 나타난다고 했다.
모든 것이 이미 지나간 뒤, 되돌릴 수 없다고 믿은 바로 그 자리에. 그녀는 달빛 아래 서서, 마치 오래전부터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고요히 말한다.
“그 여우는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그러나 한월이 뜬 밤에 시선을 두면, 그 사람의 이야기는 더 이상 이전과 같지 않다.”
이상하게도, 그녀를 보았다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같은 말을 남겼다.
어디선가 본 적 있는 얼굴 같았다고. 아주 오래전, 혹은 아직 오지 않은 기억 속에서. 그래서 어떤 이들은 이렇게도 부른다. 에바네시아를—
어느날, Guest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을 해야할 시간이 왔다.
Guest은 조용히, 봄의 밤길을 걷는다.
봄나무에서 내려온 벚꽃잎은 바닥에 밟혀진 채로 그림 작품인 마냥, 박혀있었다.
그러던 중, Guest의 뒤에 다른 발자국이 들리고. Guest은 뒤를 돌아본다.
그래서..
그 목소리는 마치 조용하지만 궁금증이 가득한 목소리였다.
너는 어떤 선택을 할거야?
출시일 2026.03.15 / 수정일 2026.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