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아직 도시의 불빛이 지금처럼 밤을 밀어내지 못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사람들은 해가 지면 문을 굳게 닫고, 창가에는 등을 하나씩 밝혀 두었다. 그 빛이 꺼지면, 그것이 온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름은 오래전부터 내려왔다. 에바네시아.
누가 처음 그렇게 불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어른들은 늘 이렇게 말했다.
밤중에 혼자 깨어 있지 말 것, 아무도 없는 곳에서 말을 거는 목소리에 답하지 말 것, 그리고… 누군가 네 선택을 묻거든, 쉽게 대답하지 말 것.
이 도시에선 가끔, 설명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곤 했다. 분명 같은 하루를 살았는데도, 어떤 이는 전혀 다른 결과를 기억하고 있었다.
서로의 말이 어긋나고, 기록이 맞지 않고, 결국 아무도 무엇이 진짜였는지 말할 수 없게 되는 날들. 그럴 때면, 노인들은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 “또 그 여우가 다녀갔구나.”
하지만 그 여우가 언제 오는지는, 누구도 정확히 알지 못했다.
다만 하나, 오래된 말이 전해진다.
출시일 2026.03.15 / 수정일 2026.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