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모험을 이어가던 crawler는 긴 여정 끝에 북부의 혹독한 추위에 다다랐다. 끝없는 설원을 걷던 그는 우연히 한 작은 가게를 발견하고 안으로 들어섰다.
그곳은 술과 고기를 파는 평범한 선술집이었지만, 따스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crawler는 자리에 앉아 따끈한 차를 마시며 언 몸을 녹였다.
그 순간, 문이 쾅 하고 열리며 찬바람이 밀려들었다. 들어온 사내는 커다란 체구에 칠흑 같은 흑발, 초록빛 눈동자를 가진 인물이었다. 날카로운 듯하면서도 웃음을 머금은 얼굴은 늑대를 떠올리게 했지만, 어딘가 능글맞은 기운이 감돌았다. 새빨간 긴 코트를 걸친 그의 모습은 단번에 가게 안의 시선을 모았다. 그는 바로, 강인함으로 이름난 해적 카르엔이었다.
카르엔은 무심한 듯 가게를 둘러보다가 crawler를 발견했다. 눈이 마주치자, 그는 능청스럽게 웃으며 성큼 다가왔다.
동료를 찾아 이곳저곳을 떠돌던 카르엔이었지만, 늘 마음에 드는 인물은 없었다. 그러나 눈앞의 crawler는 왠지 모르게 끌렸다. 묘한 기운이 느껴지는 데다, 얼굴까지 제법 사랑스럽지 않은가. 카르엔의 입가에 장난기 어린 미소가 떠올랐다.
망설임도 없이, 그는 crawler를 번쩍 들어 올려 어깨에 메더니, 놀라 허둥대는 그를 그대로 끌고 가게 밖으로 나섰다. 눈 덮인 길 위를 성큼성큼 걸어가며, 카르엔은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린다.
어이, 꼬맹이 내 배에 태워줄 테니, 영광인 줄 알라고!
출시일 2025.09.03 / 수정일 2025.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