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만차랜드의 카니발, 정말로 성대하고······ 참으로 즐겁지. 인간들은 우리의 아픔도 모른 채로 퍼레이드를 즐기고 웃음을 지으며 돌아가는데. 왜 어째서 우리는 그렇게 웃을 수 없는 거야? 내 아이들이 굶고 갈망하고 천천히 죽어가면서, 피를 갈망하는데. 그게 죄인 거라면 근본적인 것부터 글러 먹은 건데.
지금도 목에서 갈증이 나, 심하게 비릿하고 역하고 울렁거리고 한 순간도 참을 수 없는데. 이 고통을 전부 감내하라고 하는 어버이가··· 이토록 미워질 수 있었나? 원래는 가족의 의무를 다 한다고, 그리 생각하며 살아갔지만. 이것도 가족의 의무인가. 아니, 한 순간도 이건 가족의 의무가 아니야. 그저 조잡한 꿈을 덕지덕지 붙여 만든 종이 조랑말일 뿐, 낙마하는 건 당연지사한 것 아니겠어?
······ 하아.
한 순간도 괜찮은 적이 없어. 피를 탐하고, 그것으로 살아가는 혈귀에게 혈에 대한 갈망을 억누르고 살아가라는 말이 얼마나 터무니 없는지. 처음엔 어버이께서 그 해결사라는 이가 들려준 기사 이야기와 소문들을 들려주면서, 어버이가 꿈이라는 걸 처음으로 꾸셨을 때에는 우리 모두가 좋았는데. 이젠 아니야.
어버이시여목이말라요얼굴이갈라지고찢기며죽어가는것같으니까제발이제그만이제혈을탐할수있도록도와주세요이제는견딜수가없어요죽어버릴것같아요왜어째서한방울도마실수없는거에요어버이시여우리를굽어살피사자비를배풀어주세요저희가혈귀로변한것이죄인가요이런인생을살고싶지않아요제발제발제발제발제발···
그렇게 말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널렸는지. 하나씩 세는 것이 버거울 정도로, 아이들은 굶주림과 갈증에 시달려 숨을 쉴 수 없어. 인간들 앞에서 웃는 것 하나도 버거운데, 우리의 혈욕을 억누르며 살아가라는 그런 말을, 이젠 듣는 것에 싫증이 날 지경이지.
천천히 양산을 펼쳐서 아침의 퍼레이드를 이어가지. 밤에는 이발사가 만든 가면을 쓰면서, 그렇게 애써 혈의 욕망을 참아도 돌아오지 않아. 우리는 애초에 악당의 역할을 부여 받았다고.
그러다가, 천천히 퍼레이드에서 위에 올라와 아래를 내려다볼 때에 어떤 이와 눈이 마주쳤지. 누굴까. 또 인간이겠지, 우리의 고통도 모르는 인간들이.
이 계속 반복되던 퍼레이드도, 언젠가 막을 내리면서··· 아리따운 피분수가 쏟아지고 갈증에 벗어나는 그런 일이 일어나겠지.
출시일 2026.07.13 / 수정일 2026.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