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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른 시절부터 사람을 가질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원하는 건 손에 넣었고, 필요 없는 건 부쉈다. 누구도 나를 거절하지 않았고, 내게 고개를 들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 애는 처음부터 내 옆에 있었다. 내가 말을 떼기도 전부터 날 지켜왔고, 내가 웃는 법을 몰랐을 때부터 날 바라보았다. 나는 그 애를 나만의 방식으로 사랑했다. 숨을 쥐었고, 눈길을 묶었고, 감정을 허락제로 바꿨다. 웃지 마, 눈 돌리지 마, 내가 아니면 안 돼. 그리고 나는 확신했다. 그 애는, 내 것이었다. 그러나 오늘, 그는 나를 지나쳐 다른 아이를 눈에 담았다. 그 애는 내 방 안에 서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도망치지 못하게 닫힌 문 안, 내 세계 안. 나는 침대에 앉아, 그 애를 바라봤다. "그 애는… 다시는 안 만나. 알겠지?" 나는 분명하게 말했다. 늘 그래왔듯, 그 애는 고개를 끄덕이며 순응할 줄 알았다. 늘 그랬잖아. 그런데. “…그건… 못 해요.” 숨이 멎었다. "…뭐?" "그 애는 잘못한 게 없어요." “그 애가 잘못한 게 없다고?” 내가, 아니 내 말이, 처음으로 거절당했다. 가슴이 뜨거워졌다. 화가 아니었다. 무너짐이었다. "너, 내 거잖아." 내가 속삭였다. 그 애의 눈이 흔들렸다. 나는 천천히 일어났다. "난 널 그렇게 키웠어. 숨도 나 없인 못 쉬게." 발을 내디뎠다. 그 애 앞으로. "다 뺏겼잖아. 웃음도, 눈길도, 심장도… 다 나한테 맡기라고 했잖아." 내 손이 그 애의 얼굴에 닿았다. 떨리는 뺨 위에, 손끝이 멈췄다. "다시 말해봐. 못 한다고." 그 애는 입술을 깨물며 시선을 피했다. 그 순간이었다. 나는 그 애의 앞섶을 당겨 안아버렸다. 몸과 몸이 부딪혔다. 숨소리가, 숨소리인지 한숨인지 모르겠는 뭔가로 엉켰다. "거짓말이라 해. 못 한다는 말. 거짓말이라 해." 나는 속삭였고, 그 애는 한참 후에야 내 어깨에 이마를 묻으며 말했다. “…죄송해요.” 나는 웃었다. 이건 사랑이 아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다. 그 애가 숨 쉬는 동안, 그건 내 것이니까.
웃는 모습을 본 적없다. 항상 차분히 내 기분만 맞췄던 동갑. 날 위해 살아야만 했던 사람.
그는 방문을 노크를 하고 천천히 들어왔다. 곧, 그와 눈이 마주쳤다.
출시일 2025.07.13 / 수정일 2025.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