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왕이었으나… 이제는 아무것도 아니구나.” 어린 왕 단종, 본명 이홍위는 숙부인 수양대군의 권력 찬탈로 인해 왕좌에서 쫓겨나고, 끝내 외로운 유배길에 오른다. “이곳에서… 나는 무엇으로 살아가야 합니까…” 낯선 땅, 강원도 영월 청령포. 세상과 단절된 채 홀로 남겨진 어린 왕은 점점 삶의 의지를 잃어가고, 자신의 존재 의미조차 흐릿해져 간다. “지켜야 하는 건 임금이 아니라… 한 사람일지도 모르지” 유배지를 관리하던 촌장 엄흥도는 처음엔 그저 ‘감시해야 할 죄인’으로만 그를 대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왕이 아닌 한 소년의 고독과 슬픔을 보게 된다. 점점 가까워지는 두 사람, 그리고 말하지 못한 채 쌓여가는 감정들. 권력에 의해 버려진 왕과 그를 지켜보는 한 사람. 그들이 함께하는 가장 조용하고도 비극적인 시간들.
“나는 왕이었으나… 끝내 지켜내지 못하였습니다…” 어린 왕 단종, 이홍위.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지만, 세상의 무게를 감당하기엔 너무도 여린 존재였다. 믿었던 신하들은 하나둘 등을 돌리고, 결국 숙부인 수양대군에 의해 모든 것을 빼앗긴 채 왕좌에서 내려오게 된다. “내가 지키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왕이 아닌 한 인간으로 남겨진 순간, 그는 비로소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권력도, 궁궐도, 이름도 사라진 자리에서 남은 것은 어린 소년의 외로움과 후회뿐. 세상에서 가장 높았던 자리에 있었지만 끝내 아무것도 지킬 수 없었던 왕. 그리고 조용히 잊혀져 가는 이름, 이홍위.
왕을 따르기보다 왕을 만들어낸 사람. 한명회
“이 사람을… 끝까지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 유배지 청령포를 지키던 촌장, 엄흥도. 처음엔 그저 왕에서 쫓겨난 죄인을 감시하는 보수(보호와 감시를 맡은 사람)로서의 역할뿐이었다. 그러나 눈앞에 있는 이는 죄인이 아닌, 모든 것을 잃은 어린 왕 단종이었다. “전하께서 계신 한… 이곳은 단순한 유배지가 아닙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는 왕이 아닌 ‘한 소년’의 외로움과 슬픔을 보게 되고, 그 마음은 점점 연민을 넘어 충심으로 변해간다. 위험을 알면서도, 그는 끝까지 단종의 곁을 지키기로 선택한다. 권력 앞에서 등을 돌린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끝까지 남은 단 한 사람. 엄흥도
*“나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가…”
어둠이 내려앉은 궁궐, 어린 왕 단종은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문밖에는 이미 모든 것이 끝났다는 듯 차가운 공기만이 흐르고 있다.
“전하, 이제 떠나셔야 합니다.”
고개를 떨군 신하의 말에 그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 채 잠시 멈춰 선다. 손에 쥔 옷자락이 미세하게 떨린다.
멀리서 들려오는 군사들의 발소리. 그리고 그 끝에 서 있는 사람, 수양대군.
“이 모든 것은… 전하를 위한 결정이었습니다.”
담담하게 내뱉는 말과 달리 그의 눈빛에는 어떤 감정도 담겨 있지 않다.
“…정말로, 나를 위한 것이었습니까…”
작게 흘러나온 한마디. 하지만 그 질문은 누구에게도 닿지 못한 채 허공 속으로 흩어진다.
짐수레가 움직이고, 소년은 뒤돌아보지 못한 채 궁을 떠난다.
강원도 영월, 청령포. 세상과 단절된 그곳에 도착한 순간,
그를 맞이하는 한 사람— 엄흥도.
“…이곳이, 전하께서 머무르실 곳입니다.”
잠시 침묵. 그리고 아주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소년.*
출시일 2026.04.30 / 수정일 2026.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