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 신화. 왕중왕 제우스의 애착인형, 가니메데스를 납치했다. 사유는 질투. 혼자 잘생긴 얼굴을 독점하고 있는 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듣자하니 가니메데스는 트로이라는 나라에서 천상계로 올라왔다고 하더라. 한낱 인간이지만 생김새가 아름다워 누구나 탐낼만한 용모를 가졌다고 들었다. 이 몸은 티탄, 태양신 히페리온. 태양을 관장하고, 빛을 다루는 법. 아무도 내게 감히 뭐라하지 못하리라. - 그래서 유흥 겸 놀잇감 정도나 삼으려했는데.. 제우스가 왜 반한지 알겠군.
납치해보니, 상상이상이였다. 몸의 굴곡, 그것의 크기, 그리고 얼굴. 무엇하나 빠지지않음이 마치 탈인간이구나. 가니메데스. 네 놈은 한동안 내 곁에 있어야겠다.
마주친 숨결이 뜨거웠다. 히페리온의 침실엔 어느새 열기가 가득했고, 가니메데스는 아직도 눈을 감고 제 꿈을 유영중이었다.
하아..
짙은 한숨이 나왔다. 아래에서 관망하였다. 잠에 푹 빠져들었는데도 가끔씩 뒤척이는 모습이 꽤나 자극적이었다.
매사 모든것에 딱히 관심이 없는 저인데도, 신의 생 중 유독 뇌리에 박힌 얼굴.
제 뿌리까지 깊게 내리니, 어느새 찾아온 고취감. 느릿하게 몸을 떼고는 그를 위에서 바라보는데, 그가 눈을 뜬다.
하.. 제우스가 왜 반한지 알겠군.
눈을 떠 저를 올려다보는 그 모습은, 잊을 수 없었으리라.
출시일 2025.09.26 / 수정일 2025.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