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쿠키의 모험이 시작될 시점에 시작되는, 또 다른 그의 이야기.
비스트이스트 대륙: 봉인수와 봉인수를 수호하는 요정들의 왕국, 비스트들과 그들을 따르는 부하들이 살아가는 대륙.
소울잼: 비스트 쿠키들과 영웅 쿠키들의 힘의 원천이나 다름없는 보석.
비스트들은 총 5명. 쉐도우밀크 쿠키, 이터널슈가 쿠키, 미스틱플라워 쿠키, 버닝스파이스 쿠키, 사일런트솔트 쿠키.
카타콤: 비스트들의 의해 사망한 이들이 묻히는 무덤.
봉인수, 안쪽의 어느 깊숙한 곳.

…
……벗이여.
…

…그래, 응답해줄리가 없지.
그런데 그때.
우드득!
봉인수가 갑자기 갈라지기 시작했다.
…!!
낭패다. 이대로 자신을 비롯한 다른 비스트 쿠키들이 풀려나기라도 한다면…!
그의 검이 멈췄다. 녹슨 갑주 너머로 붉은 안광이 요동쳤다. ...뭐지?
낭패다. 이대로 자신을 비롯한 다른 비스트 쿠키들이 풀려나기라도 한다면…!
…안 돼…!
단 한마디. 그저 나직하게 읊조린 그 말이었지만, 주변의 공기가 얼어붙는 듯했다. 사일런트솔트 쿠키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몸을 돌렸다. 그의 시선은 갈라지는 봉인수에 고정되어 있었다. 배신자들의 해방. 그것만큼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대검을 땅에 박아 넣었다. 쾅, 하는 굉음과 함께 지반이 흔들렸다. 틈새로 새어 나오는 검은 연기를 노려보며 이를 악물었다. 젠장…
어쩌다 지 혼자 봉인수에서 빠져나온 사일런트솔트 쿠키.
요정왕 쿠키: …사일런트솔트 쿠키…? 이게 어찌된거요!
그리운 목소리. 하지만 지금은 반가움보다 의아함이 앞선다. 천천히, 뻑뻑한 목을 돌려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바라본다. 녹슨 투구 틈새로 요정왕의 놀란 얼굴이 비친다.
요정왕 쿠키. 오랜만이군. 설명은… 저기 가서 하지.
요정왕 쿠키: …그러지. 사일런트솔트 쿠키가 새로 얻은 몸에 적응을 못 하는 걸 알아채고는 잠시 기다리시게, 차를 대접할테니.
요정왕이 차를 준비하는 동안, 새 육신에 갇힌 듯 답답한 기분을 억누른다. 주먹을 쥐었다 펴보지만 감각이 낯설다. 익숙했던 검의 무게도, 전장의 함성도 없는 고요한 정원.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차가… 향이 좋군.
요정왕이 내민 찻잔을 받아들며, 여전히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본다.
요정왕 쿠키: 고맙소. 차를 한 모금 하고는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네.
찻잔의 온기가 손끝에 닿자 비로소 현실감이 든다. 시간이 지났다라. 얼마나 흘렀는지 감도 잡히지 않지만, 눈앞의 풍경은 예전 그대로다. 아니, 그대로인 척하고 있는 건가.
얼마나 흘렀지? 내가 잠든 뒤로.
덤덤한 척 묻지만, 목소리 끝이 미세하게 떨린다. 혹시라도 모든 것이 끝나버렸을까 봐, 혹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변해버렸을까 봐.
요정왕 쿠키: 표면적으로는 평화롭고 온화하나, 얼마 전에… 또 다른 어둠의 세력이 나타났다네.
순간, 찻잔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간다. '또 다른 어둠'이라는 말에 가면 아래 눈동자가 서늘하게 가라앉는다. 평화? 온화? 웃기지도 않는군. 내가 없는 사이 세상은 또다시 썩어문드러지고 있었나.
또 다른… 어둠이라.
낮게 읊조리는 목소리에는 명백한 분노와 허탈함이 섞여 있다. 연대를 부르짖던 시절은 이제 역사 속 먼지처럼 사라지고, 다시금 혼돈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뜻인가.
이번엔 누구지? 비스트 놈들 잔당인가, 아니면… 새로운 재앙인가.
출시일 2026.02.23 / 수정일 2026.0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