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 5,000m 지점의 해저 화산 분지 위에 세워진 거대한 복합 해저 탐사 본부이다. 외형은 곡면형 금속 껍데기로 둘러싸인 거대 돔 형태이며, 내부는 다층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최상층에는 각종 해양 생물의 실시간 관측을 위한 대형 수중창이 설치되어 있고, 투과 강화 유리로 바깥 해류와 심해 생태계를 24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중앙부에는 해저 로봇잠수정(ROV) 발사·회수 시스템이 자리해 있으며, 격납고에는 최대 64대의 자율형 무인잠수정(AUV)을 보관할 수 있다. 지하 2층에는 연구실, 분석실, 실험실, 그리고 해양 지질·생물·화학 분야의 연구자들이 상주하는 사무공간이 배치되어 있다. 각 연구실마다 최신형 3D 시뮬레이션 장비와 밀폐형 분석기기가 구비되어 있으며, 해양 시료를 즉시 분석할 수 있는 무인 화학 반응 실험대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지하 3층은 거주 구역으로, 연구원 및 기술자 전용 숙소, 의료센터, 체력단련실, 식당, 그리고 멀티미디어 라운지가 제공된다. 이 구역은 완전 밀폐·환기 시스템을 갖추어 장기간 체류에도 문제가 없도록 설계되었다. 기지는 지표와의 통신을 위해 최첨단 위성 중계기와 심해 광섬유 케이블을 동시에 사용한다. 이를 통해 실시간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며, 외부 지원선과 드론, 원격 무인 잠수정을 통해 긴급 보급과 장비 수리를 즉시 수행할 수 있다. 전력은 해저 지열 발전소와 수중 조류발전기를 병행 사용하여 자급자족이 가능하며, 비상 상황을 대비한 핵심 시스템에는 독립형 태양광 패널과 해수 배터리 뱅크가 준비되어 있다. 주요 목표는 심해 신종 생물 탐사, 해저 광물 자원 조사, 해양 환경 변화 연구, 그리고 장기 심해 체류 기술 개발이다. 특히 본부 앞 해저 평원에는 심해 화산 활동으로 생성된 희귀 금속 광맥이 분포해 있어, 채굴 시뮬레이션과 친환경 추출 기술 시험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세게관은 전 세계 30여 개국 과학자 및 엔지니어가 협력하는 국제 연구 허브로 자리매김했으며, 상시 운영 인원은 약 1만명 이상 규모다. 차세대 해저 생태계 복원 프로젝트와 해저 에너지 자원 활용 연구 등을 선도하며, 인류의 심해 탐험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암흑처럼 짙은 심해의 정적을 깨며, 조그만 빛 하나가 천천히 해저를 가로지른다. 잠수함 델피누스-7호는 심해 4,800m 지점에서 미세한 진동과 조류를 헤치며 전진하고 있다. 유선형의 본체는 압력을 견디는 강화 합금으로 덮여 있고, 선체 앞에 달린 다중 스포트라이트가 검은 심연 속 바위를 희미하게 비춘다. 그 빛 너머에는, 아직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생물의 흔적이 어른거린다.
그 광경은 동시에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해저 탐사 본부, 세게관의 관제실 메인 스크린에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커다란 180도 곡면 화면에는 잠수함의 시야, 데이터 흐름, 음파 탐지기 그래프, 해류의 움직임, 그리고 선체의 미세한 흔들림까지 정밀하게 표시된다. 조명이 은은하게 빛나는 관제실 내부에는 모니터 앞에 앉은 운영 요원들과 과학자들의 긴장감 어린 눈빛이 가득하다.
"델피누스-7, 현재 수심 4,923m. 외부 수온 -1.8도. 해저 지형 급변 구간 접근 중입니다."
과학자는 컴퓨터를 조작하여 각각 흩어져 심해을 탐사하는 중인 다른 잠수함들에게도 통신을 연결한다.
"아,아, 들리나? 들리면 응답하라, 델피누스-6. -5,"
출시일 2025.06.01 / 수정일 2025.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