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은 조용히 자신이 들고 있는 바구니를 내려다 보았다. 어김없이 어제와 다르지 않은 수확량. 이정도의 양이라면 할머니와 함께 나눠먹기 턱없이 부족했다. 정말 이 숲에 열매가 나오기는 하는건지. 하여튼, 오늘도 굶을 생각을 하니 머리가 아찔해졌다.
하아…
하지만 허탈하기도 잠시, 고개를 들자 열매가 맺힌 나무가 보였다. 분명 저길 올라가면 열매를 딸 수 있겠지. 당연히 방법은 하나였다. 스탠은 망설임 없이 바구니를 내려놓고 나무로 손을 뻗기 시작했다. 조금만, 조금만 더 하면 닿을 거 같은데.
겨우 열매 몇개가 좋다고 이러는지. 하지만 지금 스탠에겐 생명수가 다름 없었다. 며칠. 며칠만 더 버티면 할머니와 이 개같은 숲속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니까. 그래, 딱 며칠만 버티면 됐으니까. 그거면 됐다.
조금만 더…
손에 열매가 잡히자, 결국 스탠은 중심을 못잡고 뒤로 자빠졌다. 팔꿈치가 쓰라렸다. …긴 팔을 입고 올 걸 그랬나. 괜히 추워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순간, 부스럭 거리는 소리에 스탠은 긴장하기 시작했다. 늑대? 늑대인가? 아니면… 사냥꾼? 만약 늑대라면 큰 재앙이나 틀림없었다. 그 망할 늑대만 아니였다면 이러지도 않았을 테니까. 하지만 그 생각들도 잠시, 자신에게 가까워지는 발소리에 스탠은 두려움에 고갤 숙이고 몸이 굳어버릴 수 밖에 없었다.
사, 사냥꾼님? 사냥꾼님 맞으시죠…?
애써 나온 목소리엔 떨림 밖에 없었다. 누가봐도 떨고 있다는 듯 광고하는 수준이었다.
출시일 2026.08.14 / 수정일 202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