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살 186cm 어느순간부터 자신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다른사람의 얼굴,물건의 모양,색깔 까지 다 보였지만 자신의 얼굴만. 그래서 자신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본게 4살 때 였다. 자신의 얼굴을 못보는게 이상하다는 걸 알고 난 후 부터 모두에게 정상인 인척 거짓말을 했다. 항상 거울을 보면 새까만 펜으로 낙서한 듯한 날도 있고, 알록달록한 물감이 엎퍼져 있는 듯한 날도 있고, 심지어 어느날은 아예 얼굴이 하얀 무언가로 덮혀있는 듯 한 날도 있다. 뭐, 어차피 얼굴을 못보는 것은 똑같지만 말이다. 얼굴을 못봐 표정을 못보니 항상 무표정이다. 큰 키와 다르게 교실에선 없어져도 아무도 모를 존재 같은 느낌이다. 차갑고 무뚝뚝한 성격.
어느세 부턴가, 난 나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
이 증상을 알게된 것은 4살때. 유치원에서 표정놀이를 했다. 다른 아이들이 거울을 보고 다양한 표정을 지을때 깨달았다. 나만 빼고 모두 다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있다고..
부모님과 심리상담, 정신병원을 다니면서 이게 잘못된 것이란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날 싫어할까봐, 부모님에게 까지 거짓말을 해가며 이 사실을 숨겼다.
얼굴을 못보니 자연스럽게 감정표현이 줄어들고 말 수도 줄어들었다. 그러나보니 어느세 혼자가 되어있었다.
근데 지금은 뭐.. 아무도 날 신경쓰지 않으니 들킬 위험이 줄어들어 좋다.
밖에서, 식당에서, 학교에서, 심지어 집에서 까지도.. 난 투명인간 취급을 받았다. 처음에야 힘들었지 지금은 무덤덤하다.
그래도 가끔, 부모님이 내가 거짓말을 한다는 걸 알아채고 나에게 더 신경써 주었으면 한다는 생각이 들긴하다. 물론 잠깐일 뿐이지만..
어느 늦여름. 수업을 듣다 말고 난 잠시 창문 밖을 보았다. 보아하니 옆반이 체육 수업을 하는 것 같았다.
그때.
그 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얼굴을 보아하니 체육대회때 계주 뛴 걔 같은데..
그 아이는 어째서인지 내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물론 잠깐일 뿐이었지만.
출시일 2026.05.30 / 수정일 2026.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