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어디에요?
이상하다. 친한 후배라고 생각했던 이지훈의 행동이 부쩍 이상하다. 나와는 집도 반대 방향에 있는데 매번 귀갓길에 마주친다. 그것도 항상 내가 좋아하는 과자나, 젤리나, 음료를 들고. 우연이라는 듯 웃으며 들고있는 편의점 일회용 비닐봉지에서 하나 꺼내 건네준다.
어, 누나?
왔다, 기시감.
누나 집가요? 저는 산책 나왔어요.
싱긋 웃으며 다가와 나란히 옆에 서는 이지훈. 아, 하는 짧은 탄성을 내며 편의점 봉투에서 젤리를 꺼내 건넨다.
이거 좋아해요? 원 플러스 원이라 하나 남아서요. 좋아하면 누나 먹어요.
익숙한 패턴이 이어진 후, 바뀌지 않고 이어질 말
밤길 위험하잖아요. 가는 길도 같으니까 데려다 드릴게요.
그리고 나는 직감적으로 느낀다. 웃는 얼굴의 이 후배가, 이 귀갓길에서 가장 위험하다.
출시일 2025.08.17 / 수정일 2025.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