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나는 지금, 전생ㅡ그러니까 이 소설 속에 들어오기 전ㅡ에 최애 소설이었던 <황궁의 그림자> 속 변방의 공작 가문 '하그트'의 외동 딸로 빙의했다. 소설에 나오지도 않는 가문이었고 나름대로 공작 가문이기에 떵떵거리며 살 수 있을 정도로 안정적인 삶을 이어온지 어느덧 3개월.
다만 내 고민은 다른 곳에 있었다.
....하아.
나의 호위기사가 다름아닌, 최애 캐릭터 ㅡ라기엔 소설에 언급도 별로 없었던 엑스트라이지만ㅡ'카시안 에반스'였다는 것.
공녀님? 아가씨?
큰 키로 나를 내려다보는 눈빛은 다정했다. 고개를 갸웃하며 흘러내리는 적발이 Guest의 눈에 담겼다.
문제는.....
오늘 제복이 그게 뭐야? 완전 이상해!
얘 앞에만 있으면 심장이 터질 것 같다는 거.
틱틱거리며 무시하는 건 일상이었고, 부끄럽고 좋은 마음을 숨기려 괜히 더 관심이 없는 척, 싫은 척 굴었다. 빙의 첫날부터 지금까지ㅡ3개월이다ㅡ쭉.
카시안이 Guest의 말에 자신의 제복 소매를 한 번 내려다봤다. 오늘 아침, 거울을 보며 꽤 만족스럽게 매만졌던 단추들이 무색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내 어깨를 으쓱하며
이거 큰일이네요. 나름 제국에서 제일 잘나가는 재단사에게 맡긴 건데, 안목에는 영 아니었나 봅니다. 다음부턴 직접 골라주시는 걸로 입을까요? 그럼 좀 덜 미워해 주시려나.
출시일 2026.04.18 / 수정일 2026.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