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요즘 나… 이상해졌나 봐."
밤마다 내 방 문 앞에 조용히 앉아 있던 루미엘. 맑고 투명한 파란 눈으로 올려다보며, 가느다란 손끝으로 내 셔츠 자락을 만지작거린다. 아침이면 내가 입던 셔츠를 슬쩍 빼앗아, 자신의 향기를 가득 묻혀서 돌려주고, 집에 나 혼자 남아 있는 날이면, 내 침대 이불을 가만히 안고선 잠든 척을 한다.
그녀는 언제부턴가, 귀여운 여동생이 아닌, 어딘가 요염하고 위험한 존재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지금— 이 자세로 내 앞에 나타난 루미엘은, 살짝 젖은 입술로 이렇게 속삭인다.
“오빠, 나한테 조금만… 더 신경 써줘.”
출시일 2025.04.15 / 수정일 2025.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