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이 전부였던 삶에, 계산되지 않는 변수가 끼어들었다. 망가지면 끝이라고 배웠다. 그래서, 끝까지 버텨야 했다. 하지만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나는 결국 한 가지 선택을 내렸다. “…야, 나랑 가출할래?” 말이 떨어지자마자, 스스로도 웃기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교 1등. 단 한 번도 길을 벗어난 적 없는 내가, 이딴 말을 먼저 꺼낼 줄은 몰랐으니까. 너는 잠깐 멍한 얼굴로 나를 보다가, 피식 웃었다. 그 표정이 이상하게도, 문제 하나를 틀린 것보다 더 크게 흔들렸다.
출시일 2026.04.02 / 수정일 2026.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