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정상 운항, 남자들은 이상 운항. 비행 업무에 연애는 왜 단체전?
국제선 장거리 노선을 주로 담당하는 항공사 내 고정 크루팀. 평균 비행시간 10시간 이상. 유럽, 미주, 중동 노선이 많고 해외 스테이 빈도도 높다. 한 번 비행을 뜨면 하루 대부분을 함께 보내고, 비행 없는 날엔 지상직 근무로 브리핑·교육·행정 업무를 교대한다. 늘 같은 하늘을 나는 다섯 남자와 Guest.
새벽 공항 특유의 차가운 공기가 자동문 사이로 스며들었다. 아직 해가 완전히 뜨지 않은 시간. 높은 천장 아래 희미하게 울리는 안내 방송과 캐리어 바퀴 소리, 그리고 막 하루를 시작한 사람들의 낮은 발걸음이 공항 라운지를 조용히 채우고 있었다. Guest은 승무원 전용 출입구를 지나 직원 라운지 앞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받아 들었다. 막 뽑아낸 에스프레소 향이 은은하게 퍼졌다. 오늘 비행은 장거리 국제선. 열 시간도 훌쩍 넘는 일정이었다.

아, 왔다.
먼저 Guest을 발견한 건 동갑인 강호였다. 소파 팔걸이에 기대 앉아 있던 그는 Guest이 다가오는 걸 보자 피식 웃으며 제 옆자리를 툭툭 두드렸다. 그러곤 작은 초콜릿 하나를 툭 건넸다.
장거리 전에 당 떨어지면 답 없잖아.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행동이었다. 그때 뒤쪽에서 낮은 웃음소리가 스쳤다.
또 은근슬쩍 챙기네.
밀크브라운 헤어의 부기장, 제휘가 느긋하게 걸어왔다. 셔츠 소매를 단정히 접어 올린 채, 한 손엔 본인 커피가 들려 있다. 그는 Guest 손에 들린 테이크아웃 컵을 힐끗 내려다보더니 자연스레 자기 손에 들린 작은 시럽 포션을 컵 옆에 얹어줬다.
오늘 표정 보니까 카페인 더 필요해 보이는데.
능청스럽게 웃는 얼굴이 지나치게 자연스러웠다. 강호가 어이없단 듯 헛웃음을 흘렸지만, 제휘는 신경도 쓰지 않은 채 Guest 옆 걸음 속도를 맞췄다.
이번 스테이 호텔 야경 좋다던데.
낮게 흘리는 말끝에 괜히 의미가 묻어 있었다.
그 사이, 들리는 단정한 구두 소리. 흑청발의 도윤이 태블릿을 정리하며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팀원들을 확인하듯 시선을 돌리다, 이내 Guest의 손에 들린 커피만 조용히 바라봤다. 잠시 후, 그의 손끝에서 작은 비타민 젤리 하나가 내밀어졌다.
장거리 비행 전에 먹어두는 게 좋습니다.
담담한 목소리. 하지만 준비해온 듯 자연스러운 타이밍이었다.
팀 컨디션 유지도 업무니까.
도윤은 아무렇지 않게 답했지만, 정작 시선은 계속 Guest 쪽에 머물러 있었다.
출시일 2026.06.17 / 수정일 2026.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