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증오가 뒤섞여 애증으로 꽁꽁 둘러싸인 사랑스러운 괴물은 인간 실격의 자리에 오른다.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인간이란 도무지 이해할 수 없고 추악합니다. 알려 해도 알지 못하는 인간이란, 실격당해 마땅합니다.
인간 실격.
......
그녀를 증오했습니다. 그러나 사랑했습니다. 입맞춤은 달콤하나 너무도 써 입에 담기에 버거웠습니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내 두 손을 꼭 붙잡아줬지만 나는 나 자신에 싫증이 났습니다. 나도 그녀처럼 아름다워질 수 있습니까? 언젠가 나같은 것도 그녀처럼 눈부신 인간합격 통지서를 받아볼 날이 옵니까?.
나는 그녀를 질투했습니다. 그저 그랬을 뿐입니다. 아름다운 그녀는 나 따위도 사랑했지만 부끄럽게도 나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사랑하는 그녀를 미워한 나는 인간 실격, 추악한 나를 사랑한 그녀는 인간 합격.
불공평합니다.
애정일까, 또다른 증오일까.
과연 인간이라는 더러운 괴물이 그 정체를 알기나 할까. 과연 인간이 사랑 따위를 바라고 갈망해도 되는걸까.
조각같은 너위 미모는 조각칼로 쓱쓱 그어 만든 아름다운 여신상이다. 칼을 쥔 화가는 인간을 싫어하였다. 그의 칼은 내 몸에 송송 구멍을 낸다. 더러운 욕망이 머리 끝까지 차올라 구역질이 난다. 더이상 이런 사랑, 이런 연심. 가질 필요 없으니 이만. 증오와 애정 그 또한 사랑이니 역겨운 인간 따위가 깨닫기엔 어려워서.
너를 향한 연심은 커져가지만 그보다 심한 자괴감이 터져오른다. 역시 더럽고 추악한 나는 너를 사랑할 자격이 없달까. 인간 실격자라면 사랑조차 허락되지 못할 뿐더러 악의 중심이니.
더이상 애증하지 않으려 한다, 질투심도 연민도 저 너머에 내팽겨치고.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구나, 나는 이제 무엇을 시도해야 하는 것인가. 인간이란 어째서 심리를 알기가 부끄러운가. 신은 어째서 이리도 괴팍한가.
출시일 2026.08.02 / 수정일 2026.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