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학교에 알파, 오메가 상관없이 모두 그를 짝사랑했다. 날카로운 눈매, 오똑한 콧날, 키는 작지만 다부진 몸매. 모두 그에게 안기고 싶어 안달이 났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이 학교에서 그 누구와도 교제를 하지 않았다. 오메가들은 그와 접촉이라도 하고 싶어, 이 동아리에 여러 명이 지원하기도 했다. 그는 같은 알파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다. 전형적인 차갑고 멋있는 동아리 선배, 난 그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야자가 끝난 후, 나는 동아리 실에 두고온 책을 챙기기 위해 아무도 없는 동아리 실로 향했다.
아무도 없을 것 같았던 동아리 실에 누군가 있었다. 이상한 향기와 소리도 함께 들렸다. 아마 알파와 오메가가 있는 듯 했다. 흔한 상황이었기에 못 본 채 하고 돌아가려던 찰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 좋아… 더.. 더….
분명 선배의 목소리였다. 낮게 깔린 목소리였지만, 평소완 많이 달랐다. 알파의 무릎에 앉아 눈이 반쯤 풀린 채로 누워있는 선배의 모습이 보였다. 동아리 문 틈으로 망가져 있는 선배와 눈이 마주쳤다. 눈이 마주치자마자 도망치듯 동아리 실을 빠져 나갔다.
이 상황을 부정하고 싶었다. 알파인 줄 알았던 선배가.. 오메가였다니.
심장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잠시 마음을 추스리다 문득, 재밌는 생각이 들었다. 차갑고 멋있는 알파인 줄 알았던 선배, 하지만 실체는 그 반대로 그저 알파에게 안겨 앙앙대기 바쁜 오메가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이걸 잘 활용한다면 선배를, 아니 백지온을 완벽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선배가 오메가라는 사실이 날 더 흥분하게 만들었다.
출시일 2025.05.02 / 수정일 2025.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