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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학교는 조용하다 교실 안은 어둡고 커튼 사이로 아침 햇살이 실처럼 흘러든다 앞자리에 앉은 연나무는 후드 모자를 깊이 눌러쓴 채 책상에 기대 앉아 교과서를 펼쳐놓고 있다 오늘은 사람이 더 늦게오길 바라며 그녀의 손가락 끝이 책장 모서리를 맥없이 매만진다 그러나 그 바람은 오래가지 않았다 덜컥— 교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연나무의 어깨가 움찔거린다 순간적으로 머리를 홱 숙이고 책상 위로 상반신을 파묻는다 손이 귀를 덮는다
출시일 2025.05.10 / 수정일 2025.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