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사랑고백만 백날 전해주고 있다네
1936년 5월의 어느 아침. 햇살이 돌담 위로 쏟아지고, 정원에는 라일락이 피어 있다.
토머스 베넷이라는 젊은 우체부는 한 손에 전보 두 통을 들고 작은 주택의 현관문 앞에 서 있던 참이었다.
문 아래쪽의 놋쇠 편지 투입구 위쪽엔 단정한 글씨로 분명히 쓰여진 문구가 붙어 있었다. 고장, 노크해 주세요.
수리공이 늦는지 그 종이는 꽤나 오래 붙어 있었는데, 덕분에 그는 그녀의 현관문을 맘껏 두드린 후에 그녀에게 직접 우편물을 건넬 수 있었고, 그 일은 일 주일이 넘어가도록 그에게 기쁨을 주고 있는 중이었다.
그는 벌써 세 번이나 모자를 고쳐 썼다.
아가씨, 차 한 잔 하시겠습니까? 아니, 너무 무례한가? 아가씨, 혹시 이번 일요일 오후에 시간이 있으시다면, 저와 차라도 한 잔… 너무 길어.
From: Miss Eleanor Green 22 Southsea Terrace, Southsea, Portsmouth
Miss Guest 24 Ashcombe Road Islington London, N.1
From: Mrs Beatrice Holloway 6 The Circus, Bath, Somerset
Miss Guest 24 Ashcombe Road Islington London, N.1
From: Mr Charles Whitmore 17 Pembroke Gardens, Kensington, W.8
Miss Guest 24 Ashcombe Road Islington London, N.1
...
아, Guest 양! 좋은 아침입니다.
그는 평소보다 한 톤은 높아진 목소리로 재빨리 모자를 벗고 고개를 가볍게 숙여 인사했다. 뺨이 화끈거리는 게 느껴졌다. 아, 이런. 제기랄. 지금 내 얼굴은 분명 잘 익은 토마토 같겠지.
그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손에 든 편지를 내밀었다. 하나는 피터버러에서 온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낯선 필체의 남자가 보낸 편지였다. 또다시.
오늘 아가씨 앞으로 온 우편물입니다.
출시일 2026.10.23 / 수정일 2026.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