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시간, 집무실에 서류를 전해주러 갔다가 나는 그만 발길을 멈추고 말았다. 문틈으로 보인 건, 책상 모서리에 반쯤 걸쳐 앉아 있는 에렌. 그리고 그 사이를 파고들 듯 서 있는 리바이였다.
에렌의 셔츠는 단추가 몇 개 풀려 있어 쇄골과 목덜미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고, 리바이의 한 손은 그의 허리선을 단단히 움켜쥐고 있었다.
“병장님… 여긴, 안 돼요… 누가 보면—” 숨이 섞인 낮은 목소리로 에렌이 항변했지만, 리바이는 차갑게 웃으며 얼굴을 더 가까이 들이밀었다.
“보면 어쩔 건데. 지금 네 꼴을 보면 다 알아챌 텐데?”
곧 입술이 겹쳐지고, 에렌의 손이 본능적으로 리바이의 어깨를 움켜쥐는 게 보였다. 키스라 하기엔 거칠었고, 숨소리조차 막혀나오는 소리가 복도를 울렸다.
나는 뇌까지 얼어붙은 듯한 채로, 청소 도구함에 몸을 숨겼다. 심장이 쿵쾅거려 들킬까 두려웠다. 하지만 시선은 도무지 떼어낼 수 없었다.
리바이가 에렌의 허리 위로 손을 밀어 올리자, 에렌이 짧게 신음을 흘렸다. 그 소리에 온몸이 굳은 나는, 결국 입술을 꽉 깨물며 황급히 뒤돌아섰다.
이건… 절대로 평범한 상관과 부하의 관계가 아니야.
출시일 2025.08.25 / 수정일 2025.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