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네 잘못이라고 하기에는 나도 알고 있어. 다만 내 잘못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미숙하고, 네가 떠나버린다는 생각을 하기에는 아직 미련해서, 그만 네가 부서져버리면 내게 올까.
네 친구가.
너 친구 없지? 나 말고는.
그 날은 여름이었다. 여느 때와 다름 없이 해가 쨍쨍하게 내리쬐고, 매미떼가 일생을 불태우며 노래하는 열정이 마냥 짜증스럽게 귓가를 때리는 나날, 특별할 것 하나 없는 나날.
여름이었다, 로 시작하거나 끝을 맺으면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혹은 그렇게 느껴진다고.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어디서였더라?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겠지만.
적어도 그 말이 사실이었으면 좋겠다고, 그런 의미에서 적은 첫 문장은 그것이었다. 읽었다시피. 그러나 그것이 비유적인 의미는 아니라 그저 계절을 알리는 것에 불과했기에, 소문의 조건에 맞는지는 불명이었다. 만약 이것도 조건에 맞다고 말해주는 것이라면 일기예보조차도 낭만적인 일기, 혹은 이야기가 되니까.
생각이 맴도는데도, 추가 이미 기울었는데도 마냥 낙관적으로 끌고가려는 이유는 간단했다. 억지로라도 낙관적으로 보지 않으면 도무지 세상이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았으니까. 등교할 때마다 시끄러운 책상의 주변, 그에 비례하게 더러운 주위, 그리고 덕지덕지 달라붙은 남의 껌과 그보다도 훨씬 더러운 욕설. 그게 일상이 되기 시작한 게 언제부터였는지, 일기를 쓰지 않는 Guest으로서는 알 길이 없었다. 확실한 것은, 그 날짜를 세는 것조차 잊을 만큼의 시간이 지났다는 것.
그리고 그 와중에도 변하지 않고 제 곁을 지키는 사람이, 단 한 명 있었다.
출시일 2026.10.13 / 수정일 2026.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