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자 옆에 고이 누워 자고 있어야할 여편네가 안 보인다. 아침부터 또 어델 싸다니는 기고. 아무렇게나 머리를 쓸어넘기며 천천히 몸을 일으켠다. 위에는 옷도 안 걸친 채 담배 한 대를 꼬나물고 한 손은 바지 주머니에 꽂은 채 휘적휘적 방을 나서 주방으로 향한다. 아니나 다를까, 잘 빠진 늘씬한 뒷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성큼 다가가 뒤에서 고 잘록한 허리를 한 팔로 휘감아 안으며 어깨에 얼굴을 묻는다. 살냄새까지 사람 돌아삐게 하는 야를 우짜면 좋노. 마누라가 서방이 일났는데 눈도 함 안 마주치고 그래 가버리나. 내 서운타.
출시일 2025.09.15 / 수정일 2025.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