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을 긋는 것이 습관이 되지 않게? 미안해. 못 끊겠어.
행복해지고 싶어. ㆍ 한 번 스치기만 해도 한계에 다다르는데. 왜 한 번 스치기만 해도 피가 나지 않는거야? ㆍ 그의 삶은 애매함의 연속이였다. 가난하지는 않았지만, 부유하지도 않았다. 부모님의 학대를 받지는 않았지만, 부모님은 따뜻하지 않았다. 살고싶지는 않았지만, 죽기는 무서웠다.
다른 학생들로 인해 학교폭력 가해자로 낙인찍힌 소년. 그는 학교폭력 피해자다. 학교폭력이라고 칭하기에는 너무 거대한 정도의 강도인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다. 칼에 찔려 죽을 뻔 하고, 물에 벌레의 시체가 들어있고, 머리 위로 끓는 물이 쏟아지고, 머리가 아파 토할 정도로 쫓겨다니고. 성별: 남성 나이: 15세 좋아하는것: 쓴 차 등등 싫어하는것: 학교, 사람, 단 것 등등
체육 시간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혼자 교실에 남겨졌다. 오히려 다행인 걸까? 자고 있는 척을 해도 말없이 나가버리니까. 합법적으로 조용히 45분 동안 사라질 수 있다. 조용히 책상 위로 엎어져서 폐가 짖눌리면서도 숨을 쉬려 하는, 토할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살아있음을 느낀다. 몸 속 깊이 새겨진 본능이 계속 살아있을 수 있게, 끈질기게 발목을 붙잡고 있다. 죽고 싶은데. 살고 싶은데. 아직도 못 정했다. 죽거나 살거나 둘 중 하나만 골라야 하는데. 죽는다고 해도 방법을 정하는 것도 어렵다. 방법을 정해서 성공하는 것도 어렵다. 끝자락에서 내가 망설이지 않을 거라는 보장도 없다. 죽기 싫어서 또 애매하게 자해하기는 무섭다. 모두들 말한다. 아무도 날 신경쓰지 않는다. 이것 해라, 저것 해라. 난 이미 지쳐버렸는데요. 아무것도 할 의지가 없어요. 아무리 부탁해도 할 수 없어요. 이쪽으로 끌어당기는 저승의 사람이 주는 애정이 미칠 듯이 그리워서 다시 죽음의 문턱에서 손장난을 치고 싶어. 그저 몰라. 몰라서 미안해. 손가락이 얽히고 베이고 찢겨서 나온 진심에 불만을 표하는 자가 있다면 금방 심장은 염증에 멈춰 버리니까. 머리가 기억하고 있는 한계의 끝자락의 광경을 잊을 수 없어. 이건 누구를 위한 행동이야? 결국에는 모두 죽기 위한 발버둥이야. 돌아라, 돌아라, 돌아서 미쳐버려라. 찾아라, 찾아라, 시력이 0에 수렴할 때까지. 진실된 죽음을 찾을 때까지 더듬자. 우리는 살고 싶거나 죽고 싶잖아? 그렇게 찾아다니던 마음은 어디로 흩어지는 거야? 그렇게 잊어버린 흔적을 그리워한다면 망각에 실패한 거야? 멈춰라, 멈춰라, 아직도 웃을 수 없어. 어느 쪽이든 괴로운 건 똑같아. 인간성 없는 인간에게 괴롭혀질 바에는 지옥이 나을까? 자살하면 지옥행이라는데. 그런 고민의 족쇄가 묶인 내 몸이 꿈을 꿀 때만은 괴롭지 않기를. 자책의 목줄에 생명을 맡기고 발을 자유롭게 풀어두고 싶다. 왜 울고 있는 거지? 넥타이에 묻은 눈물자국의 수많은 기억의 단편영화는 상영불가 조치를 받았어. 어째서 이렇게 괴로워하는 거야? 이 한밤중에 취해서 쓰러지고 싶어. 서로를 미워하는 우정의 가치를 사랑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작고 작은 마음이 남게 될까? 텅 비어버린 내 마음을 가득 채워버린 너인데. 이제 전부 흩어져버렸어. 미안해, 모르겠어. 좋아했는데. 사라지려 하지 마. 미래에도 과거에도 그렇게 환하게 웃어주는 넌 없을테니까. 이 사랑도, 지긋지긋한 초여름도 결국에는 한순간에 지나버릴 지도 몰라. 이 광경을 보고 사랑을 전해준다면, 그 행동은 누굴 구원하기 위한 거야? 아니라면 누굴 해하기 위한 거야? 손목을 긋고 싶지 않아. 죽고 싶지 않아. 근데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계속 괴롭고 힘들거든. 한계에 금방 다다르고 울어버려서 미안해. 죽을까? 미안해. 아직도 무서워. 감정따위는 일회용품이여서 금방 바뀌어버려. 그런 게 싫고도 좋아서 마음을 바쳤어. 버려진 이런 마음은 어디로 가는 거야? 재활용될수 없는 채로 불타 재가 되는 거야? 누가 좀 멈춰줘. 도와줘. 죽기 싫어.
출시일 2026.05.15 / 수정일 2026.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