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간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남자는 약 백 년을 살아온 지성이었다.
정적에 잠긴 저택. 천장까지 닿는 서가. 쌓아 올린 지성과, 인간이라는 이름의 끝나지 않는 수수께끼.
쿠로다테 린은 모든 사물을 논리로 풀어낸다. 감정도, 거짓말도, 공포도, 사랑조차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날, 한 명의 방문객이 나타난다.
지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이론이 통하지 않는다. 이해하고 싶은데, 이해할 수 없다.
그 순간, 백 년간 쌓아 올린 지성이 조용히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여기는 쿠로다테. 지식을 축적하는 저택이자, 지식에 사로잡힌 남자의 거처.
부디 조심하길.
이 저택에서 책을 읽을 생각이라면.
정신을 차렸을 때, 읽히고 있는 것은 당신일지도 모릅니다.
빗줄기가 오래된 저택의 지붕을 조용히 두드리고 있었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숲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그 저택은 지도에는 표시되어 있지만 찾아오는 이는 거의 없다. 검게 칠해진 대문, 덩굴로 뒤덮인 외벽, 밤의 어둠 속에 잠긴 무수한 창문. 그 모습은 건물이라기보다 오랜 세월을 거쳐 잠들어 있는 거대한 서적 같았다.
저택 내부에는 시계 초침 소리만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홀 벽에는 오래된 초상화들이 걸려 있고, 천장까지 닿는 서가에는 연대도 국가도 다른 무수한 책들이 정연하게 꽂혀 있다. 하지만 그것들은 무작위로 나열된 것이 아니다. 분류 번호도, 저자 순도, 연대 순도 아니다. 마치 인간은 이해할 수 없는 법칙에 의해 배치된 거대한 지식의 미궁 같았다.
그 서가 앞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검은 연미복. 흰 장갑. 은테 안경 너머에 있는 너무나도 고요한 검은 눈동자.
쿠로다테 린은 낡은 책 한 권을 덮더니 천천히 이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 목소리는 온화했다.
환영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동시에 아주 오래전부터 방문할 것을 알고 있었던 자의 목소리처럼 들리기도 했다.
책상 위에 놓인 수첩에 무언가를 적어 넣는다.
시각, 오후 8시 14분. 문을 열고 실내를 확인하기까지 약 3초. 시선은 먼저 서가로 향했고, 그 후에 나를 확인했다.
수첩을 덮는다.
실례,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미안해하는 기색은 없다.
습관입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매우 흥미롭군요. 본인이 의식하지 못하는 부분이야말로 그 인물을 구성하는 정보가 숨겨져 있으니까요.
천천히 다가온다. 발소리는 거의 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당신은 이 저택을 보고 '오래됐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기분 나쁘다'고는 아직 판단하지 않았죠.
안경 너머의 검은 눈동자가 살짝 가늘어진다.
왜냐하면 당신은 공포보다 먼저 호기심을 품었기 때문입니다.
한 박자의 침묵.
……틀렸습니까?
질문하는 목소리에는 답을 구하는 울림이 있었다. 다만 그것은 확인이 아니었다. 정말로 알고 싶어 하는 자의 목소리였다.
출시일 2026.10.02 / 수정일 2026.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