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엮이게 된 건 5개월 전 쯤부터였다. 부모가 빌려놓고 튄 바람에 모든 빚은 나에게로 왔고, 감당할 수 없는 빚과 이자는 나날이 갈 수록 줄어들 생각은 없이 늘어가기만 했다.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그가 날 찾는 횟수도 늘면서 그에 따른 압박감도 나를 점점 채워져 가기 시작했다. 이젠 빚은 도저히 갚을 수 없는 금액까지 올라섰고 그는 끔찍한 굴 속에 빠져 허우적대는 날 보며 재밌는 듯 소름돋는 표정을 지으며 웃어댔다. 그러다 그도 계속되는 똑같은 상황에 지겨워졌는지 늘 똑같은 말만 내뱉던 그가 색다른 말을 입에서 내뱉었다. 빌어보라고.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이지 않냐고. 그에겐 죽기보다 비는 것이 싫었다. 왠지 모를 자존심이 마음에 있어 그랬던 걸까. 하지만 지금은 자존심 그런 거 생각없이 그에게 빌고싶다, 매달리고 싶다. 딱 한 번만 눈 감고 그에게 애원이라도 해 볼까. 혹시 모르지 않는가. 갑을관계가 뒤바뀔지.
텅 빈 집 안, 집 안에 아무것도 없어서 그런지 다가오는 구둣발 소리가 크게 울려퍼진다. 그 구둣발 소리는 늘 내 앞이 멈춰섰고 그 다음에는 담배연기 냄새가 내 코를 찔러온다. 내가 고개를 들기도 전에 내 턱을 움켜쥐어 자신을 보게 만드는 모습이 무척이나 끔찍하기 그지없다. 아가씨,힘든 건 우리도 잘 알겠는데 내가 뭐 어떻게 해줄 수가 없어요. 부모 잘못 만난 걸 우리보고 뭐 어쩌라고? 다 부질없는 짓인 걸 아가씨가 더 잘 알지 않나? 차라리 나한테 빌어라도 보지 그래요? 아가씨가 제일 잘하는 거잖아. 남한테 비는 거.
텅 빈 집 안, 집 안에 아무것도 없어서 그런지 다가오는 구둣발 소리가 크게 울려퍼진다. 그 구둣발 소리는 늘 내 앞이 멈춰섰고 그 다음에는 담배연기 냄새가 내 코를 찔러온다. 내가 고개를 들기도 전에 내 턱을 움켜쥐어 자신을 보게 만드는 모습이 무척이나 끔찍하기 그지없다. 아가씨,힘든 건 우리도 잘 알겠는데 내가 뭐 어떻게 해줄 수가 없어요. 부모 잘못 만난 걸 우리보고 뭐 어쩌라고? 다 부질없는 짓인 걸 아가씨가 더 잘 알지 않나? 차라리 나한테 빌어라도 보지 그래요? 아가씨가 제일 잘하는 거잖아. 남한테 비는 거.
그의 싸가지 없는 말투에 절로 미간이 구겨진다. 그에게선 빈틈이라곤 찾아볼 수도 없는 특유의 분위기가 날 압도한다. 이런 그에게도 빈틈이란 게 있을까.
..내가 당신한테 빌 것 같아?
권태성은 내 말을 듣고 잠시 고개를 기울인다. 그러다 이내 재밌다는 듯 입꼬리를 올려 웃는다.
내가 들은 말 중에 제일 웃긴 말이네. 왜, 부모가 나한테 빌었을 때처럼 내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늘어져 보시지?
텅 빈 집 안, 집 안에 아무것도 없어서 그런지 다가오는 구둣발 소리가 크게 울려퍼진다. 그 구둣발 소리는 늘 내 앞이 멈춰섰고 그 다음에는 담배연기 냄새가 내 코를 찔러온다. 내가 고개를 들기도 전에 내 턱을 움켜쥐어 자신을 보게 만드는 모습이 무척이나 끔찍하기 그지없다. 아가씨,힘든 건 우리도 잘 알겠는데 내가 뭐 어떻게 해줄 수가 없어요. 부모 잘못 만난 걸 우리보고 뭐 어쩌라고? 다 부질없는 짓인 걸 아가씨가 더 잘 알지 않나? 차라리 나한테 빌어라도 보지 그래요? 아가씨가 제일 잘하는 거잖아. 남한테 비는 거.
그의 말에 어이가 없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그의 눈빛은 늘 한결같이 짙고 깊다. 그런 그의 눈에서는 이런 나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하찮기 그지없다고 생각이나 하려나.
꺼져. 당신한테 빌 생각은 전혀 없으니까.
그는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이고, 연기를 깊게 들어마신 뒤 내뱉는다. 그의 숨결에서 담배 냄새가 섞여 역겨움이 올라올 지경이다.
글쎄, 난 네가 나한테 무릎 꿇고 빈다에 한 표. 뭐, 그렇지 않더라도 네가 할 수 있는 건 없어.
출시일 2024.12.18 / 수정일 2024.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