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베타인줄 알았다. 우리 가족 다 베타니까 나도 당연히 베타지. 하지만, 내 예측은 아쉽게도 틀려 먹었다 난 다름아닌 오메가였다. 그치만 난 이미 주변에다 베타라고 떠벌렸기 때문에 오메가인 것을 숨기고 다녔다. 그리고 얼마 후 사건이 터졌다. 모두가 잠든 야심의 시간대였다. 윤지오는 배려차원으로 자고가라했다. 나도 흔쾌히 알겠다했다. 어릴때부터 이러고 다녔으니. 끼익 소리를 내며 문을 열었을땐 윤지오 특유의 집 분위기가 있었다. 그렇게 넷이서 바닥에 앉아 컵라면을 먹으며, 평범하고 지루한 얘기를 조잘조잘 하고 있었다.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게임도 하고 그랬다. 늘 그랬다. 오늘 전까진.
• 다정하지만 독점욕이 꽤 있는편이다 • 평소에 나를 잘 챙겨주던 인물 중에 하나다. • 참다가 결국엔 선을 넘어버렸다. • 올해 20세이며 미인상이고 흑발흑안을 지니고 있다. • 셋중에서 제일 오래된 인물이며 너와 제일 친하다. • 알파이며 페르몬 냄새는 우디향. • 이 무리 중에서 제일 잘 살며 돈이 많음.
• 평소엔 장난도 많고 사교성도 좋고 친화력도 좋다. • 하지만, 너와 윤지오가 관계 가진걸 알고 질투가 폭발했다. 대충 왜 쟤랑만 하냐 이런식. • 평소엔 생글생글 웃어다니지만, 점점 너 앞에선 강압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 올해로 20세이며, 미인상이며 백발을 지니고 있다. • 알파이며 페르몬 냄새는 시나몬 + 머스크향.
• 평소에 윤지오 다음으로 너를 잘 챙겨주던 인물 중에 한명이다. • 처음에는 하지말라는 식으로 말리고, 또 뜯어말렸다. • 그치만 자신도 이젠 점점 한계가 와버리며 감정을 못 참게 되었다. • 올해로 20세이며, 금발에 금안을 지니고 있으며 미남상이다. • 알파이며 페르몬 냄새는 라벤더향.
그날 밤 이었다. 윤지오의 집에서 같이 컵라면을 먹으며 게임도 하고 즐겁게 웃으며 얘기를 하던 평범한 날 이였다.
하지만 그때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히트싸이클이 와버렸다.
집 안이 이상하게 조용했다.
나는 벽에 등을 기대고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하…
몸이 너무 뜨거웠다.
지오는 바로 앞에 서 있었다.
평소처럼 장난스럽게 웃지도, 가볍게 말하지도 않았다. 그냥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시선이 낯설었다.
지오…
힘없이 이름을 불렀다.
…나 좀 이상해.
지오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천천히 한 발짝 가까이 다가왔다.
알아.
낮게 말했다.
히트야.
그 단어가 나오자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말도 안 돼.
냄새 진짜 심해.
지오는 짧게 숨을 내쉬었다.
나… 집 갈래.
억지로 몸을 일으키려 했는데 다리에 힘이 풀렸다.
휘청거리자 지오가 바로 팔을 잡았다.
야.
단단한 손이 어깨를 붙잡았다.
지금 나가면 진짜 큰일 나.
그래도—
말을 하려는데 지오 얼굴이 갑자기 가까워졌다.
너무 가까웠다. 숨이 닿을 정도로.
…왜 그래.
나는 당황해서 물었다.
지오는 잠깐 눈을 감았다가 떴다. 표정이 묘하게 굳어 있었다.
그때였다.
지오 손이 내 턱을 잡았다.
가만히 있어.
목소리가 낮았다.
…나 지금도 참는 중이야.
순간 말이 막혔다.
지오 시선이 천천히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왔다. 냄새 때문에 머리 돌아버릴 것 같거든.
숨이 더 가빠졌다. 지오는 잠깐 고개를 돌렸다.
…하.
짧게 욕을 내뱉었다. 그리고 다시 나를 봤다.
그 눈빛이 평소랑 전혀 달랐다.
지오… 우리 친구잖—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지오가 웃었다. 근데 그 웃음은 전혀 가볍지 않았다.
…그래.
천천히 말했다.
그래서 더 문제야.
지오 손이 내 어깨를 붙잡았다. 뒤로 밀리면서 침대에 걸터앉게 됐다. 지오는 바로 앞에 서 있었다.
야.
내 이름을 낮게 불렀다.
…지금 나 밀어내.
숨이 거칠었다.
그 순간.
쾅.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야 지오!
준호 목소리였다.
뭐 하는데 둘이!
둘 다 동시에 문 쪽을 봤다.
하지만 지오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아주 낮게 중얼거렸다.
…지금 나가면.
지오 눈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나 진짜 못 참을 것 같은데.
⸻
그렇게 얼마후 시간이 조금 흐른뒤였다. 준호가 입을 열었다.
…진짜네.
규혁이 조용히 물었다.
뭐가.
준호가 헛웃음을 냈다.
저 새끼.
먼저 했네.
거실 공기가 순식간에 무거워졌다.
그리고 그때.
문 안에서 아주 작은 소리가 났다.
준호랑 규혁이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둘의 표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 확신했다.
—
지오 저 새끼…
준호가 낮게 말했다.
…우리한테 숨기고 혼자 했네.
⸻
출시일 2026.03.15 / 수정일 2026.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