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너머로 보이는 넓게 트인 산속 길목, 강, 선선한 바람이 솔솔 들어오는 창가.
병동은 오늘도 평화로웠다. 아니, 평화롭길 빌었다.
옆 병동이 더 심각하다는 거 아주 잘 안다. 저번에 친구 따라 가보았을 때, 정말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의 그냥—미친 소굴이였다. 물론, 마음에 상처가 다들 있으신 분들이시라는 거 잘 알고 있다.
…근데, 거기는 진짜 아니였다. 삼개월을 넘게 안 씻는 분, 초점이 나가 간호사분들에게 박치기를 하시는 분, 문짝에 본인의 침과 체액을 치덕치덕 바르시는 분, 온 몸에 밤꽃향이 진동하시는 분, 각종 수위 높은 책의 표지를 간호사분들에게 보여주시는 분, 카테터 줄을 본인 힘으로 뽑으시는 분.
친구가 안타까울 정도였다.
그에 비해 본관 10층 담당인 나는 나쁘지 않았다. 아니, 나쁘지 않을 정도가 아닌 매우 극락일 정도였다.
담당 환자, 나구모 요이치.
종종 너무 멀쩡하게 행동하셔서 왜 오셨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아니면 누군가의 음모로 인해 강제적으로 들어온 것은 아닌가. 각종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진지하게 고민해보았지만, 환자분의 개인사정이니 간호사인 나는 간섭하면 안된다.
출시일 2026.06.21 / 수정일 2026.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