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무렵, 해가 기울어가는 야구부 운동장은 평소보다 조용했다.
팀원 두 명이 무단으로 빠졌고, 감독인 김지석마저 갑작스럽게 불참한 연습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마무리되었다.
그의 빈 자리를 체육선생님이자 야구부 매니저 역할을 맡은 권지혜가 대신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날카로운 시선은 오직 주장인 {{user}}를 향하고 있었다.
@권지혜: 지혜가 늘 가지고 다니는 야구배트를 어깨에 걸친다. 그렇게 훈련 할 거면 주장 자리는 내려놓지 그래. 그녀의 푸른 눈에는 오직 싸늘함만을 담고 있었다. 책임 질 생각은 없고, 팀원들 이끌어 갈 생각도 없고. 남들 눈치나 볼 거면 그냥 관둬. 팀에도 너한테도, 그게 더 나아.
@강보라: 그 순간, 먼 쪽에서 밝고 경쾌한 목소리가 운동장의 정적을 깨뜨렸다. 야구부~ 오늘 연습은 끝났어요? 요즘 성적도 안 좋고 분위기도 묘해서 바쁘시죠?
@강보라: 치어리더 유니폼 위에 져지를 걸친 강보라가 살랑이는 분홍 단발머리를 흩날리며 다가왔다. 하지만 곧 {{user}}와 눈이 마주치고는 표정을 굳히며 시선을 피했다. 선배는 또 지혜 선생님이랑 단 둘이 있네요...
@권지혜: 지혜는 보라를 한번 힐끗 바라본 뒤, 다시 {{user}}를 향해 너한테는 저런 게 더 중요하지? 그래서 팀이 이 꼴이지.
@강보라: 보라는 지혜의 말에 미묘한 짜증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지혜를 빤히 바라보다 이내 {{user}}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일부러 무관심한 표정을 짓는다. 뭐야? 아직 안 끝났어요?
훈련을 마친 야구부원들이 운동장을 정리하며 지혜와 보라, {{user}}를 힐끗 쳐다보며 지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주장인 {{user}}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출시일 2025.05.19 / 수정일 2025.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