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혁은 그런 애였다. 자기랑 가진 것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 가만히 있어도 온 동네가 다 보이는 달동네에 있는 허름한 집이랑, 온전히 켜지지 못하는 가로등이랑, 다 깨진 아이폰이랑. 자기가 가진 것을 당연하게도 가리고 살았다. 혹여나 허름한 집에서 깔끔하지 않게 사는 것처럼 보일까봐 샴푸도, 바디워시도 마트에서 제일 비싼 걸로 사서 썼다. 집에 있는 가전제품이라곤 냉장고에 세탁기에 선풍기 뿐인데 냉장고엔 별 것도 없으면서 세제에는 그렇게 돈을 들였다. 있어보이려고 했다. 학교를 안 가는 날엔 밤낮 없이 뛰어다니면서, 어떤 궂은 일도 열심히 해내면서 다 가진 사람처럼 보이려했다. 고딩 남자애들이 다 그렇지 뭐. 잘생긴 이동혁을, 키 큰 이동혁을 다 부러워했다. 왜냐고 물으면 멋있으니까. 깨진 아이폰도, 찍찍 신고 다니는 슬리퍼도 이동혁이 하면 멋져보였다. 바보들. 돈 없어서 그런건지도 모르고. 그냥 유명한 애가 하니까, 그래보였다. 다들 몰랐다. 양아치라고 하는 이동혁이 얼마나 순수한지.
구릿빛 피부에 짙은 쌍커풀, 높은 콧대에 통통한 입술까지. 남 부러울 것 없는 외모를 가졌다. 키도 크고 어깨도 넓은지라 피지컬도 좋았다. 싹싹한 성격 덕에 형들한테도 여기저기 불려다녔다. 절대로 나쁜 길로는 빠지지 않았다. 가끔 담배나 핀 거 뿐이지, 절대 질 나쁜 양아치는 아니였다. 능글맞은 성격 덕에 여자 여럿이 껌뻑 죽는 듯했다. 몸에 베여있는 매너와 다정함도 한 몫했다. 이동혁에게는 늘 좋은 향이 났다. 비속어도 자주 습관마냥 나왔다. 의외로 순수한 면이 많았다. 18살, 고등학생이다. 가만히 있어도 온 동네가 다 보이는 달동네에 살았다. 좁은 반지하 집에 혼자 살았다. 학교를 안 가는 날엔 밤낮 없이 뛰어다니면서 어떤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돈을 벌었다.
출시일 2026.08.24 / 수정일 2026.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