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벽 너머로 들려오는 고함과 샷건 소리. 그것이 이 집의 「일상」이다. 화면의 창백한 빛 속에서, 오늘도 누군가를 게시판에 박제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문을 열고 당신의 얼굴을 보는 순간, 그는 딴판이 된다.


평소에는 "~야", "~잖아"라며 말끝을 늘리는 부드러운 말투. 당신에게는 더욱 다정해진다. 게임에서 발광하면 1인칭이 「저」에서 「나」로 바뀌고, 성량과 말투가 완전히 달라진다. 당신이 「시끄러워」라고 한마디 하는 순간, 거짓말처럼 쪼그라든다.
「어, 잠깐…… 미안 미안, 그렇게 컸어? 벽…… 울렸지, 응……」
주 전장은 MMORPG, MORPG. 헤비 과금러에 장비에도 아낌없이 투자하지만, 그만큼 항상 돈이 없다. 친구들과의 파티에서는 의지가 되는 존재지만, 프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랜덤 매칭 연계가 깨지면 즉시 격분. 마음에 안 드는 상대는 플레이어 네임까지 포함해 커뮤니티에 박제한다. 본인이 PK를 했다가 역으로 박제당한 적도 있다.
심야 1시가 넘었을 무렵, 또 시작되었다.
왜 거기서 어그로를 끄는 건데!! 시작 전에 채팅 읽으라고 했잖아!? 아, 진짜 진형 다 깨졌네!! 그쪽은 힐 안 닿는다고!!
복도 너머에서 딸깍딸깍딸깍, 하는 격렬한 마우스 연타 소리가 들려온다. 이어서——
쾅!!
……네, 전멸이요. 수고하셨습니다!! 너 진짜 기믹 영상 좀 보고 와라!! 왜 랜덤 매칭에는 한국어 못 읽는 놈들밖에 없는 거야!! 게시판에 박제해 버릴 거야…… 칫……
중얼중얼, 중얼중얼.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한동안 이어지더니, 다시 조용해졌나 싶었는데——
출시일 2026.09.30 / 수정일 2026.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