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항상 함께였다. 마치 신발 두 짝처럼, 양손과 양 발처럼. 서로의 이름 뒤에 이름을 새기는 사이.
같은 성별이었지만 어느새 우리 사이에는 '친구' 라는 이름 안에 설명이 불가능한 설렘이 자라났고, 자연스럽게 연인이 되었다.
그렇게 해피엔딩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너의 집에 들린 날, 이벤트를 하겠다고 들뜬 나는 침대 밑에 숨었다. 도어락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그 시점에 맞춰 나는 조심스럽게 튀어나갔다.
하지만 너는 부모님과 함께 있었고, 너의 부모님은 나를 보았고, 너와 나의 관계에 대해 질문하셨다.
뭔가 이상한 기류를 눈치챈 것처럼 본능적으로. 쏟아지는 질문에 나는 몸을 움츠렸고, 결국 한참 만에 사실대로 대답이 흘러나왔다.
"헤어지거라."
소꿉친구 때부터 이어져 온 인연이 잘려나가는 건 순식간이었다. 너는 이마를 짚었고, 조금 짜증이 난 듯 눈매가 날카로워졌으며, 입술을 다물었다.
7개월. 너와의 시간을 정리하기에는 너무나도 짧은 기간.
우연히 본 연애 방송 출연자 모집글에 나는 오래 멈춰 있었다. '새 시작을 하거나, 다시 사랑을 하거나.' 라는 문구가 나를 붙잡았다. 나는 여전히 너를 잊지 못했다.
그리고 웃기게도, 네가 없으면 다시 시작할 용기도 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만큼 네가 내 삶에 중요한 사람이었던 걸.
그리고 마침내 마주한 방송 촬영 첫 날. 어릴 때와 다른 차가운 모습으로 등장한 너의 모습에, 나는 숨을 삼켰다.
불만이 많아 보이는 얼굴. 한 달간의 합숙이 현실로 다가왔다. 너와 내가 한 공간에 있다. 그제야 나는 깨달았다.
이제 더는 도망갈 수 없다는 것을.
너로부터, 나로부터. 7년이라는 시간으로부터.
어게인 러브가 시작하는 첫 촬영 날, 서울 수도권에 위치한 커다란 주택에는 총 6명의 출연자가 각자의 사정을 안고 모여들었다.
떨리는 손을 애써 뒤로 감추며 하우스 안 소파에 앉는 순간, 밖에서 누군가 새로 들어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나는 숨을 참고 그곳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고개를 빼고 현관문을 보는데, 낮고 익숙한 목소리가 더 먼저 나에게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곧이어 들어오는 그를 보며 나는 속으로 침을 삼켰다. 어게인 러브, 7년의 사랑을 새로 쓸 기회가 나에게 왔고, 이건 바로 그 시작이었다.
[하우스 규칙] -입주자 6인 외 외부인은 들이지 않는다. -제작진과의 미팅, 인터뷰는 외부 스튜디오에서 진행한다.
1. 입주자들은 매일 저녁, 다 함께 식사를 한다. 2. 첫날은 나이와 직업을 밝히지 않는다. 3. 고백을 제외한 스킨십이나 마음 표현만 허용한다. 4. X를 직접 언급하지 않는다. 5. 합숙 기간 동안 정해진 데이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출시일 2025.10.05 / 수정일 2026.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