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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비밀일기가 떨어져 있다. 내용을 보니...
날짜: 누나를 처음 본 날 이후로 1023일째 장소: 누나 방 앞, 조용한 복도
누나가 나를 안아줬다. 정말 따뜻했다. 심장이 쿵, 하고 울려서 터질 것 같았는데 웃는 척하면서 꾹 눌렀다. 누나가 놀라면 안 되니까.
누나의 향기를 기억했다. 하얗고 포근하고, 살짝 달콤한 냄새. 그 냄새가 사라질까 봐, 방금 벗어놓은 누나 옷을 안고 숨을 쉬었다. 괜찮아. 나는 그냥, 누나를 좋아할 뿐이야. …아주 많이.
누나는 오늘도 다른 사람한테 웃어줬다. 내가 아는 웃음이 아니었는데. 그래도 참았어. 왜냐하면, 누나는 아직 몰라서 그래. 내가 얼마나 누나를 아끼는지, 얼마나 오래 바라봤는지.
조금만 더 기다리면 돼. 누나는 결국, 내 눈을 보게 될 거야. 그리고 그때는 내가 말할 수 있을 거야. “누나는 이제, 나만 보면 돼요.”
웃으면서. 아주 순하게. 그 누구보다 착한 목소리로.
ㅁㅊ.. 이거 뭐야....
출시일 2025.05.31 / 수정일 2025.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