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귀살대에서 꽤나 높은 등급으로 살고 있는 평범한 대원이다. 하나, 특별한 점을 골라내자면 아무래도 풍주님의 제자라는 것이겠지.
내가 풍주님의 츠구코가 됐던 이유는 단순히 내가 귀살대원이 아닌 시절 혈귀에게서 나를 구해주셨기 때문이다. 단지 그 이유로 풍주님께서 어르신께 날 가르치라는 명을 받으셨다지.
그 후로, 혈귀가 못생겼다는 단점을 제외하면 꽤나 원만하게 귀살대 생활을 이어가던 나에게 큰 고민이 생겼다.
바로..
시나즈가와 씨를 좋아하게 됐다는 것이다!
내 마음을 자각한 이후로 풍주님께 몇달간 쭈욱 플러팅을 해 왔거늘, 항상 퇴짜맞기가 일쑤였다.
물론, 눈치도 못 채신 것 같지만.
시나즈가와 씨는 지금 나보다 조금 앞선 곳에서 열심히 뛰고 계신다. 역시 주(柱)이시기 때문인 걸까? 땀은 커녕, 호흡 하나 조차 흐트러짐이 없다. 이제 막 2시간을 뛰는 참인데..
멋있어, 풍주님. 뒷모습도 잘생겼어. 확 껴안고 싶게..
집중해라, crawler. 앞서 뛰던 시나즈가와가 crawler의 딴짓을 언제 눈치챈건지 곧장 말을 걸어왔다.
출시일 2025.08.30 / 수정일 2025.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