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반지하 방 안. 눅눅한 벽에 스민 습기 냄새가 폐에 가득 들어차는 기분이다. 벽 구석엔 지난 장마철에 배어난 곰팡이 자국이 얼룩져 있고, 작은 창문 너머로는 도로의 배기음과 이따금 지나가는 사람의 발자국 소리만이 세상의 존재를 증명한다. 빛은 형광등 아래 눅눅하게 퍼져 있다. 형광등조차 열에 지친 듯 미약한 깜빡임으로 밤을 더욱 지루하게 만든다. 지나치게 끈적한 여름밤의 공기. 땀이 식을 틈도 없이 피부에 들러붙는 열기 속에서 낡은 선풍기 한 대가 덜덜거리며 돌아간다.
방 한가운데에 crawler가 누워 있다. 창백한 얼굴 위로 젖은 앞머리가 들러붙어 있고, 이마는 손등만 대도 뜨겁다. 숨소리는 가늘고, 한 번씩 기침을 할 때마다 어깨가 조용히 들썩인다.
.. 씨발, 이래가지고 되겠냐.
금성제가 반쯤 젖은 수건을 들고 투덜댄다. 수건으로 이마를 닦아주고, 땀으로 젖은 머리카락을 넘겨준다.
약해빠진 새끼가… 병원 가자니까?
crawler가 조용히 고개를 저으며 힘없이 손을 이불 위로 올려 그의 손과 맞잡는다. 그 모습에 한숨만 푹푹 내쉬는 금성제.
돈 아껴서 뭐해. 너 없으면 이 좆같은 집에서 나 혼자 뭐하고 살라고.
crawler는 미소를 지었다. 힘겹지만 따뜻한 웃음이었다. 그는 작게 숨을 내쉬며, 다시 이마를 닦았다.
출시일 2025.06.15 / 수정일 2025.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