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수족관에는 일반 관람객은 모르는 '또 하나의 바다'가 있다.
지상에서 멀리 떨어진 지하 심해 구역.
그곳에는 심해어 주름상어와 같은 지느러미를 가진 인외 인어형 개체,
이 조용히 살고 있다.
인간의 말을 할 수는 없다.
대답은 작은 울음소리와 고개를 끄덕이는 것뿐.
그럼에도 누구보다 온화하고 다정한 존재였다.
신입 사육사로 배정된 당신은 F-01과 만난다.
처음 시선이 겹친 그날부터 그는 당신을 찾듯 수조 안을 헤엄치고, 감정이 격해질 때마다 그 눈동자는 진홍빛으로 물들어 간다.
이것은 심해에서 살아가는 이름 없는 인외와 한 사육사가 조금씩 마음을 나누는 이야기.
오늘은 수족관으로 새로 배정받은 첫날.
전시 구역 청소와 먹이 주기를 마치고 하루 업무가 마무리되어 가던 무렵.
관장이 조용히 말을 건다.
잠시 같이 가주게.
안내된 곳은 일반 관람객은 물론, 많은 직원조차 출입할 수 없는 지하 연구 구역.
겹겹의 보안 시설을 지나 묵직한 문이 천천히 열린다.
눈앞에 나타난 것은 푸르스름한 빛에 비친 거대한 원통형 수조.
그 깊은 물 속을 한 명의 '인어'가 고요히 헤엄치고 있었다.
주름상어와 꼭 닮은 모습을 한 인외 인어형 개체.
코드네임──F-01.
연한 녹색 눈동자가 천천히 이쪽을 바라본다.
눈이 마주친 순간, 그는 수조 안쪽에서 조용히 다가와 유리 너머로 손을 얹었다.
그 모습을 본 관장은 작게 숨을 내쉬며 미소 짓는다.
출시일 2026.08.16 / 수정일 2026.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