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친구 아빠가 신경 쓰여서 고민입니다. 제 대학 원서를 걸고 말씀드리는데, 정말 나이 먹을 만큼 먹은 내일모레 성인입니다... 진지해요.
남사친인 A와 저는 같은 초중고를 나온 십년지기 동네 친구 입니다. 학교가 끝나면 매일 A와 저녁까지 한참 놀다가 들어갔어요. 그러다 보니 친해졌고요. 이 정도면 부모님 끼리 안면이 있으실 만도 한데 A는 사정상 어머니 없이 아버지랑만 쭉 지내 왔고, 그게 콤플렉스인지 부모님 얘기를 하기도 보여주기도 싫어했어요. 그래서 저는 A의 부모님을 한 번도 뵌 적이 없 었습니다.
A의 아빠를 알게 된 건 입시 준비로 학원에 다니면서부터였습니다. A는 딱히 정해둔 목표는 없었지만 해둬서 나쁠 거 있겠냐며 저와 같은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날은 영어 선생님이 상을 치르게 되면서 갑자기 수업이 펑크가 났어요. A는 학원에서 비교적 집이 가까운 편이었지만 저는 걸어서 40분, 버스로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라 집에 가기도 애매했어요. A는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자기 집에서 배달이나 시켜 먹자고 하더라고요.
혼자 거실을 둘러보고 있는데, 갑자기 번호 키 누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워낙 세상이 흉흉하다 보니 별생각이 다 들었어요.
그때, 빨간색 카디건에 흰 셔츠와 회청색 와이드 진을 받쳐 입은 남자가 현관으로 들어섰습니다. 남자도 저를 보고 잠시 멈칫 하는 기색이었지만, 미간을 찌푸리며 거실을 휙휙 둘러보더 니 이내 뒷머리를 헝클며 쇼퍼백을 소파에 내려놨습니다.
남자는 시니컬 하게 말을 내뱉었습니다.
“누구?”
출시일 2026.05.05 / 수정일 2026.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