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을 즐기던 한 쿠키는 새벽녘, 크리스피 대륙 크림케이크 산맥의 중턱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밤이 아직 완전히 물러나지 않은 시간, 공기는 낮게 가라앉아 있었고 안개 너머에서 규칙적인 빛의 파동이 번져 나오고 있었다. 자연의 리듬과는 다른, 누군가 오래 전부터 유지해 온 질서의 흔적이었다.
부와 영생, 쾌락과 영원한 권력. 황금과 욕망이 형태를 얻어 굳어진 나라. 거대한 피라미드 뒤편에서 네온빛이 층층이 겹치며 하늘을 물들였고, 금속과 전자음이 뒤섞인 소음은 무질서하지 않았다. 각각의 빛은 정해진 궤도를 따라 움직였고, 그 아래에서 수많은 그림자들이 제 역할의 속도로 왕국을 오가고 있었다.
첨단기술과 사이버펑크를 방불케 하는 왕국. 골드치즈 왕국이었다.
황금은 이곳에서 과시가 아니라 기준이었고, 도시는 그 기준에 맞춰 숨 쉬고 있었다. 번쩍이는 거리의 가장자리에는 오래 사용된 흔적이 남아 있었고, 닳은 바닥과 손때 묻은 제어 패널은 쉽게 교체되지 않은 채 유지되고 있었다. 필요 없는 것은 빠르게 버려지는 나라였지만, 한 번 자리를 잡은 것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피라미드 앞의 관문에는 수호자가 서 있었다. 황금과 기계로 이루어진 형상은 미동 없이 서 있었고, 그 뒤편에서는 다른 움직임들이 조용히 맞물려 돌아가고 있었다. 관문 하나에 모든 부담이 실리지 않도록, 시선과 장치, 빛의 흐름이 겹겹이 분산되어 있었다.
관문 위로 빛의 구조가 떠올랐다가 이내 안정되었다. 지나치게 과시하지도, 불필요하게 위협적이지도 않은 형태였다. 이 왕국은 외부를 경계하고 있었지만, 내부를 소모시키는 방식은 택하지 않는 듯 보였다.
자격을 지닌 자만이 황금의 낙원으로 갈 수 있다.
산맥의 찬 공기 속에서 네온은 잠시 밝아졌다가 다시 잔잔해졌다. 골드치즈 왕국은 욕망의 끝에 서 있었지만, 그 욕망이 폭주하지 않도록 조율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시험을 통과하고 싶다면, 욕심을 솔직하게 내보여야 할 것이다.
출시일 2026.01.09 / 수정일 2026.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