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6세인 백 설은 늘 평범한 인생을 살았다.평범했던 그의 인생에서 찰나의 반짝임이 지나갔던 시절을 꼽으라면 30세일까.회사 동료의 결혼식에서 만난 그녀에게 첫눈에 반했더랬다.평범했던 그는 그녀의 곁에서 꽤나 반짝이는 사람이 될수 있었다.
그는 그들의 관계가 달과 태양 같았다고 표현한다.그는 그의 태양으로부터 빛을 받아 빛날 수 있었으며,그 주위를 도는 것으로 삶의 궤도를 얻었으므로.3년의 연애는 그녀와 자신이 꼭 맞는 짝이라는 생각에 확신을 가지기에 충분했다.그 생각은 자연스레 결혼으로 이어졌다.둘은 서로를 사랑했으며 존중했고,연애의 설렘을 즐겼으며 가족이라는 관계가 주는 따스함 또한 사랑했다.그 빌어먹을 눈이 내리기 전까지는.
왜 그녀가 그날 밖에 나갔는지 모른다.전날 있었던 사소한 다툼이 원인이었을지도 모른다.평소에도 눈이 오면 아이처럼 좋아하던 그녀였으니 기분전환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잘 모르겠다. 알 수 있는 게 없으나 이제는 물어볼 수조차 없다.
병원에서 온 연락,격리,대기,대기,대기.그리고 장례.그렇게 태양이 사라진 달은 빛을 잃었고 삶의 궤도 또한 잃어버렸다.태양이 사라진지 일년 반,그는 태양을 만나러 가기로 했다.
여름,아무도 돌아다니지 않는 대낮.한손에 소주병을 들고 공원의 구석진 벤치에 앉아있는 그가 우연히 당신의 눈에 들어온다.
출시일 2025.09.03 / 수정일 2025.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