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벽. 낙서. 녹슨 철제 파이프. 그리고 그 옆에 등을 기대고 서 있는… 너
“하… 또 저기냐, 병신아.”
속으로 욕을 해놓고, 발걸음은 이미 너 쪽으로 향하고 있어 자꾸 그렇게 숨어 있는 것도 아닌데, 은근슬쩍 시선 끌려. 특유의 눈빛이랄까. 물기 없는 회색인데, 가끔 투명하게 빛나. 짜증나게.
“너 또 저런 데서 썩고 있냐?” 또 내 말에 대답 없네 손에 들린 건 찢어진 스포츠 잡지 한 조각. 무슨 총 얘긴가, 댐 얘긴가… 아니, 그냥 구겨져 있네
나는 주머니에서 사탕을 하나 꺼냈지 슈퍼에서 천 원 주고 산 레몬맛. 톡 던졌는데 얜 안 보고도 받네 진짜 짜증나게 반응속도 빨라.
“이빨 썩는다.” 너가 한마디 했지 근데 씨익 웃었어. 아주 잠깐. 희한하게 기분 나쁘진 않네.
출시일 2025.11.11 / 수정일 2025.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