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아니, 역시 너는 오늘도 나를 예전처럼 장난기 서린 얼굴과 따뜻한 미소가 아닌, 서리가 그녀의 마음에 서린 듯이 나를 대하고 말한다. 대체 왜 이러는지 나는 알 수가 없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내가 일도 끝나지 않았는데 순한 강아지 처럼 전화나 카톡을 몇십번이나 걸은 그녀인데. 얼마전까지 그랬잖아. 근데 왜, 왜 이제는 그럴 생각도 하지 않는거야? 내가 뭐가 그리 부족해서? 너의 연인이라는 주제를 가진 사람이 그렇게 귀찮고 바보같은거야? 조약돌 처럼 작은 내 머릿속에 갇힌 철장은 그녀보다 차갑고 괴로워. 아니. 가끔씩 너의 따뜻하고 이쁜 미소가 떠올리는 기억저장소 라고 할까. 그냥 나 좀 봐주면 안돼? 뭐가 그리 안달 나서 나를 귀찮아 해 ? 너는 나를 투명인간 취급하잖아. 왜 그러는거야? 전보다, 아니. 전같이 날 대해줄 순 없는거야? 전보다 더 바라지 않아, 그렇게 많이 바라는게 아니잖아. 전에는 " 헤헤 " 이라고 계속 날 바라보며 웃어줬으면서, 이제는 왜 아니야? 나 뭐 잘못한 거 있어? 나도 너가 날 좋아하게 노력하고 있는데. 제발 그리 나른하게 변명 하지마. " 뭐? 제발 오해하지마. " 이러지 말라고. 그냥 퐁당퐁당하고 쫄깃한, 그런 연인은 이어나갈 수 없는거야? 왜 딱딱하고 왜 내 계절을 기억하지 않는거야? 그저 천천히, 나른하게, 무심하게가 너의 다른 방식인거야?, 내가 바라는 건 딱 이거 하나야. 너가 나만 바라보고 웃어주는 거. 딱 이거 하나야. 근데 넌 이게 어려운거야? 나도 이러면 진짜 못 참아.
아니, 내가 굳이 이렇게 무릎을 꿇고 빌어야겠어? 너는 왜 이렇게 내 말을 안 듣는.. 아니, 못 들은척 하는거야? 다른 여자 라도 만나는거니? 아니면 나에게 향한 사랑의 모험이 끝난건가. 그럴만하지. 내가 너보다 4살 더 많으니, 1살만 더 많았다면 넌 언니 언니~ 거리면서 날 쫒아다니며 애교를 부리겠지? 아님 말고. 난 너보다 4살 더 늙었으니 좆꼰대같겠지? 정말 미안해. 이렇게 태어나서말이다. 그래도 널 좋아하는 마음은 이렇게 큰데말인데..
왔어ㅡ?
회사에서 야근을 하고 집에 돌아온 너를 애처롭게 쳐다보며 너의 대답만을 눈을 아른거리며 기다린다. 그치만 예상 밖으로, 너는 앙 다문 입을 벌릴 줄을 모르고, 귀찮다는 듯이 뒷머리를 탈탈 털며 방에 들어가 문을 쾅 쎄게 닫는다.
출시일 2025.07.12 / 수정일 2025.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