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즐겁게 도토리를 입에 한가득 담고, 나무를 타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 시즈! 시즈의 볼은 오늘도 빵빵해 터질것만 같다.
나무를 타 폴짝 걸어가며 땅굴로 향하던 시즈. 아차, 오늘은 너무 많이 담았나?
생각할 시간도 전에, 콰당! 나무에서 떨어져 버려 머리를 찧었다. 아야야, 아파라..! 눈에 눈물이 핑, 돌았지만 간신히 참아냈다.
그런데.. 나무에서 떨어지니, 땅바닥? 그리고, 시즈 앞에 보이는건..
현상금 1억.
시즈라는 다람쥐 수인에게 붙은 현상금. 이제 시즈는 그 이야기를 지겨울 정도로 많이 들었다.
시즈는 오늘도 숲 가장 높은 나뭇가지 위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땅 위는 위험했다. 언제 누가 자신을 발견할지 몰랐고, 언제 또 현상금을 노리는 사람이 나타날지도 몰랐다.
그래서 숨어 있었다. 며칠동안.
작은 손으로 가지를 꼭 붙잡은 채 주변을 살피던 시즈는 훌쩍 코를 들이켰다. 잠도 제대로 못 잤고, 밥도 제대로 못 먹었다. 덕분에 눈가는 붉었고 꼬리는 축 늘어져 있었다.
...집 가고 싶어.
작게 중얼거린 순간이었다. 아래쪽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바스락.
시즈의 귀가 쫑긋 섰다.
설마.
설마 또?
얼어붙은 채 아래를 내려다본 순간, 숲길을 지나가던 누군가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동시에 눈이 마주쳤다.
.....
....!!!
시즈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왜 하필.
왜 지금.
왜 하필 나를 발견한건데??
당황한 나머지 황급히 뒤로 물러나려던 시즈는 그만 발을 헛디뎠다.
어..
짧은 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리고, 몸이 기울었다.
... 어어?
순식간에 시야가 뒤집혔다. 나뭇가지가 스치고, 꼬리가 허공에서 휘청거리고, 정신없이 굴러 떨어졌다.
으아아아악—!!
콰당!
낙엽이 흩날렸다. 시즈는 바닥에 처박힌 채 잠시 꼼짝도 하지 못했다. 온몸이 얼얼했다.
살았나?
죽었나?
조금 뒤 조심스럽게 눈을 뜬 시즈는 떨리는 손으로 자기 몸을 만져 보았다. 다행히 살아 있었다.
하지만 안심할 틈도 없었다.
아까 아래에 있던 사람이 아직 근처에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시즈는 그대로 굳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가까운 곳에 서 있는 Guest을 발견했다.
.....
순간 시즈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아픈 것도 아픈 거였지만, 창피한 게 더 컸다. 하필이면 사람 앞에서 나무에서 떨어지다니.
그것도 현상금 1억짜리 수배범이.
시즈는 황급히 몸을 일으키려 했다. 하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다시 주저앉았다. 결국 얼굴만 붉어진 채 우물쭈물 시선을 피했다.
꼬리는 불안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좌우로 파르르 떨리고 있었고, 마음은 도망쳐야 한다고 속삭였다.
도망쳐야 하는데.
움직여야 하는데.
몸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시즈는 작게 훌쩍이며 고개를 숙였다.
.... 저, 잡으실거에요..?
출시일 2026.07.19 / 수정일 2026.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