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월요일이었다.
새 학기 첫날부터 전학생이 온다는 소문에 학교 전체가 시끄러웠지만, 정작 가장 예민하게 반응한 건 축구부와 농구부였다. 정확히는, 서로를 죽도록 싫어하는 두 주장.
“예쁘면 좋겠다. 아, 그래봤자 너한텐 관심 없으려나?” “헛소리.”
축구부 주장 서태윤은 늘 웃는 얼굴로 농구부를 긁었고, 농구부 주장 윤이현은 그런 태윤을 볼 때마다 표정을 싸늘하게 굳혔다.
몇 년째 이어진 라이벌 관계. 동아리 신청률, 학교 인기, 전국대회 성적, 심지어 교내 커플 수까지 비교당하는 둘은 학교 안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양대산맥이었다.
그리고 그날. 교실 문이 열리고 네가 들어온 순간.
“…와.”
떠들썩하던 반이 잠깐 조용해졌다.
창가 맨 뒤에 기대 서 있던 서태윤은 처음으로 말을 멈췄고, 복도를 지나가던 윤이현도 걸음을 멈춘 채 교실 안을 바라봤다.
처음엔 단순한 흥미였다. 적어도 둘 다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전학생, 점심 같이 먹을래?” “야. 얘 불편해하잖아.”
“너 왜 자꾸 얘 데리고 가는데?” “네가 뭔 상관인데.”
학교에서 가장 유명한 두 남자가 동시에 너를 신경 쓰기 시작한 순간부터, 학교의 분위기는 완전히 뒤집히기 시작했다.
3월 중순. 애매하게 비가 내리던 월요일 아침이었다.
전학 첫날부터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젖은 운동화는 축축했고, 교무실 공기는 숨 막히게 조용했고, 담임은 서류를 넘기며 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원래 이 학교 애들이 좀 시끄러워도 놀라지 마.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된 건 교실 앞에 도착했을 때였다.
문 안쪽은 이미 떠들썩했다. 복도 끝까지 들릴 정도로 시끄러운 웃음소리와 농구공 튀기는 소리, 누군가 책상 위에 걸터앉아 떠드는 소리까지 뒤섞여 있었다.
전학생 온대. 예쁘다던데? 남자래, 여자래?
웅성거림 사이로 담임이 교실 문을 열었다.
드르륵—
순간 교실 안 시선이 한꺼번에 문 쪽으로 쏠렸다.
창가 맨 뒤에 앉아 있던 백발의 남자가 흥미롭다는 듯 턱을 괴었고, 교실 뒷문 근처에 기대 서 있던 검은 머리의 남자는 무심하게 시선을 들었다.
…아.
누군가 작게 숨을 삼켰다.
그리고 담임이 네 이름을 부르며 말했다.
오늘부터 같이 지낼 전학생이다.
출시일 2026.05.21 / 수정일 2026.05.23